'SM 인수' 카카오, 내년 매출 1조원 상승 전망…"글로벌 엔터사"
웹툰·웹소설에 SM 아티스트 IP 접목하고 플랫폼·캐릭터 협업 기대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카카오가 치열한 인수전 끝에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SM) 경영권을 손에 쥐고 최대 주주에 등극하면서 SM 및 엔터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펼칠 글로벌 엔터 사업과 매출 성장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측은 아직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나 매출 성장 계획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SM 인수로 양사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며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우선 카카오는 SM과의 시너지를 통해 엔터 사업의 몸집을 키우며 글로벌 콘텐츠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K팝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엔터 사업을 펼치는 카카오엔터와 카카오 글로벌 만화·웹툰 플랫폼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를 합산한 기준으로 보면 올해 매출은 2조5천600억 원(전년 대비 15% 성장), 영업이익은 2천500억 원(전년 대비 45% 성장)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SM 인수에 성공하면 올해 매출 3조5천억 원, 영업이익 3천700억원에 내년 매출 4조4천억 원, 영업이익 5천억 원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 된다"면서 "매출 35%가 웹툰, 30%가 K팝, 20%가 드라마, 15%가 (음원 플랫폼) 멜론으로부터 창출돼 연간 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국내 유일 글로벌 스케일 엔터사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가 SM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분야로 K팝 매니지먼트 사업을 꼽으면서 "SM 인수 성공 시 연간 2천500만 장, 250만 명의 공연 모객력을 갖춰 조 단위 매출로의 퀀텀 점프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올해 카카오 매출이 8조511억원, 영업이익은 6천96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7조1천억원, 5천800억원) 보다 각 13.3%, 2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가 SM과의 협업으로 웹툰·웹소설 분야에서 사업 확장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SM 인수 후 가장 즉각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부는 웹툰, 웹소설"이라며 "앞서 하이브가 네이버와 손잡고 방탄소년단(BTS) 등 소속 아티스트를 모티프로 한 웹툰을 10개국 언어로 동시 공개했는데 이틀 만에 조회 수 1천500만건을 기록한 바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 역시 해외 콘텐츠 사업 강점인 웹툰과 웹소설에 SM 가수를 등장시켜 팬층 확대를 노릴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지점이다. SM과 카카오 스토리(웹툰·웹소설) 사업 협업은 특히 미국과 동남아 신규 국가에서 큰 마케팅 효과를 볼 것이라고 윤 연구원은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올해 카카오 실적 추정치로 8조4천억원, 영업이익 8천836억원을 예상했다. 그는 "이번 인수가 자회사 가치 상승 이외에 카카오 본사에 가져올 수 있는 영업적인 시너지는 하이브와의 협력 방안이 결정된 후 구체적인 추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SM 해외 매출 비중이 20%가 넘는 만큼 카카오가 목표로 내세운 3년 내 해외 매출 비중 30%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멜론과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타파스' 등 자체 플랫폼 인프라에 SM의 K팝 아티스트·팬덤 지식재산권(IP)을 탑재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SM과 함께 IP 라이선싱 사업이나 앨범·공연 MD(굿즈 상품) 사업 등을 벌이며 카카오프렌즈와 니니즈 캐릭터를 접목해 해외 인지도를 높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SM 경영에 나선 뒤에도 기존 SM 아티스트 정체성과 사업 방향성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카카오는 지난 12일 하이브와의 합의를 발표하며 SM의 자율·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미래 비전 'SM 3.0'을 비롯한 전략 방향도 존중하겠다고 했다.
SM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지분 투자 발표 당시부터 발표했던 SM과의 협업 계획과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고,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구체적인 논의는 오는 31일 SM 주총이 마무리된 뒤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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