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3기 시진핑, '홈그라운드 외교'로 우군 만들기 본격화
싱가포르·스페인 정상, 방중…마크롱도 내달 방문 예상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러시아를 찾아 반미 연대를 공고히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각국 정상을 중국으로 초청하는 '홈그라운드 외교'를 앞세워 우군 만들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27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리 총리는 광둥성 광저우, 하이난성 보아오, 베이징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리 총리의 중국 방문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이다.
리 총리는 방문 기간 하이난 보아오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불확실한 세계: 도전 속에서 발전을 위한 연대와 협력'을 주제로 연설하고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리 총리의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와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리 총리는 최근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빠르게 발전하고 세계 경제에 대한 기여도도 크다"며 "중국과 개방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30∼31일 중국을 방문한다.
산체스는 총리는 30일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뒤 이튿날 베이징으로 이동해 시진핑 주석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산체스 총리의 중국 방문은 양국 수교 50주년을 축하하고 양국 관계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지만, 핵심 의제는 우크라이나 문제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산체스 총리는 최근 중국 방문 일정을 공개한 뒤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평화와 관련해 어떤 입장인지 직접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올 하반기, 6개월 단위로 돌아가는 유럽연합(EU) 이사회 순환 의장국 자리를 맡을 예정이어서 외교적 영향력이 평소보다 크다.
다음 달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외교라인 최고위직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에마뉘엘 본 프랑스 대통령 외교 고문과 통화한 것도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조율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중국 매체들은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이 연달아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폐렴 증세로 중국 방문을 연기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외국 정상들에게 중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아 공개한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을 적극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이 중재안을 핵심 원칙으로 언급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중재안은 국제사회로부터 광범위한 인정을 받았다"며 "유럽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으로 큰 대가를 치렀고 유럽 주류가 전략적 자율성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그들은 위기가 부른 악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평화와 협상을 열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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