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몇주내 대반격…전쟁 향배 결정할 '고위험 작전'"(종합)
WSJ 보도…"포병·전차·보병 등 합동작전 운용이 관건"
젤렌스키 "전차·대포·장거리미사일 없이는 반격 못해"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최재서 기자 = 최근 서방으로부터 신형무기를 전달받은 우크라이나군이 수주 내 러시아군에 대한 반격에 나설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작전은 향후 전투와 평화 협상의 향배를 정하는 고위험 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작전 계획은 당연히 기밀이지만 양측의 장비와 최근 전선 동향 등을 분석하면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사기가 높고 일부는 러시아군보다 무장이 잘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맞서 수개월간 준비를 해왔고 인명과 물자를 쏟아부을 준비가 돼 있어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이에 따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무기 제공과 훈련 지원이 우크라이나군의 성패를 가르는 중추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아직 (반격을) 시작할 수가 없다"며 "전차와 대포, 장거리 미사일 없이 우리의 용맹한 군인들을 전선으로 내보낼 수는 없다"며 빠른 무기 지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정치적 의지가 있다면 우리를 도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 중이고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서방의 무기 인도를 재촉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 성공은 포병부대, 탱크 사단, 보병 부대 등 서로 다른 병과 부대가 협동하는 제병협동작전이 얼마나 잘 운영되는지에 달렸다고 WSJ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이나 러시아군 양측 모두 현재 제공권은 확보하지 못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나설 경우 미군이 앞서 두차례의 이라크 전쟁 때 활용했던 대대적 공습과 순항미사일로 시작하는 방식은 어렵다.
대신 서방에서 지원받은 로켓, 대포 같은 지상의 정말 장사정무기를 동원한 대규모 공격이나, 연쇄 소규모 공격을 통해 반격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M270 다연장로켓, 대구경 곡사포 등 사거리가 80㎞에 이르는 정밀타격 무기들이 이런 반격에 동원될 수 있다.
이 정도 사거리면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첩보 능력을 활용해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러시아군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한 해 러시아 군수기지, 사령부 센터, 보급선 등을 때려 큰 전과를 거둔 바 있다.
우크라이나 지상군의 반격은 먼저 포와 로켓을 발사해 러시아군의 후방을 때리고, 뒤이어 전차를 앞세운 지상군이 진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전차 부대는 규모가 넉넉하지는 않지만, 서방의 지원을 받아 그 위력을 서서히 키워가고 있다.
특히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이 지원을 약속한 챌린저2 전차 14대가 대반격 시점에 맞춰 우크라이나군에 인도될 것으로 전망돼 전차 부대의 위력 향상에 톡톡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챌린저2 운용 훈련을 받기 위해 영국에 파견됐던 우크라이나 병사들도 수주간의 교육을 마치고 우크라이나에서 전차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이 챌린저2를 도입할 경우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정교화된 포격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영국 국방부는 자랑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국들도 레오파드 전차 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숙원인 미국 에이브럼스 탱크(M1A1)는 몇 달 뒤에나 도착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자체 보유한 탱크는 수백 대 수준으로 전해졌다. 일부는 이번 전쟁 기간에 러시아군으로부터 노획한 물량이라고 한다. 특히 일부는 노후화한 구형 모델인데도 야간 투시경, 조준 컴퓨터 등 현대적 장비가 어느 정도 업그레이드된 상태다.
작전 시 전차를 뒤따르는 장비는 프랑스 AMX-10 경전차, 미국 브래들리 전투장갑차 등으로 예상된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미국 스트라이커 장갑차로 보병들을 신속히 실어 나르게 될 전망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물론 공격지점이 어디일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남부 헤르손 지역을 공격하겠다고 수개월 동안이나 연막작전을 펴고는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을 공격해 수천㎢의 영토를 수복하는 '성동격서' 전술을 성공적으로 쓴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 지원 싱크탱크인 국가전략연구소의 미콜라 빌리스코우 연구원은 현재 동부전선 바흐무트에서 전투가 길어지면서 러시아군의 자원이 고갈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공세에 나설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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