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디샌티스 "난 큰그림에 초점"…기소위기 트럼프와 차별화(종합)
언론 인터뷰서 트럼프 국정운영 스타일·사생활 비판…"일일 드라마 없다"
트럼프 "난 좌파 미치광이·검사와 싸우는데 잡담하며 선거운동에 사활" 발끈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금명간 기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 공화당 내 유력한 대선 경선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본격적인 차별화에 나섰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정치적 수사로 당이 위기에 빠졌는데 디샌티스 주지사가 자기 정치만 하고 있다는 취지로 강하게 비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언론인 피어스 모건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격과 혼란스러운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비판했다고 피어스 모건이 방송(23일)을 앞두고 2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정부에서 수시로 인사 교체가 이뤄지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된 것과 관련, "나는 정부에 국민이 관심을 갖는 어젠다를 갖고 있고 우리의 어젠다를 공유하는 사람을 구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운영하는 정부 방식은 큰 그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며 일일 드라마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이점을 묻는 말에 "몇 가지 있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 때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완화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반대 행보를 했던 그는 "나라면 (방역 사령탑이었던) 파우치 같은 사람은 잘랐을 것이다. 그는 너무 과신했고 (미국에) 엄청난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리더십 스타일과 관련, "결국 사람들은 '건국의 아버지' 같은 사람을 리더로 보고 싶을 것"이라면서 "그것은 사생활에서 실수해선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공적 의무를 어떻게 수행하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 '론 디생크터모니어스(DeSanctimonious)'라는 별명을 붙인 것과 관련, "철자를 어떻게 쓰는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고 무시하듯 언급한 뒤 "길고 모음도 많고 좀 좋은 것 같다"고 받아넘겼다. 이어 "당신이 나를 승자(winner)라고도 부르기만 한다면 당신은 나를 마음대로 부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직전에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율이 올라가자 디샌티스 이름과 '믿음이 두터운 체하다', '신성한 체하다'는 의미의 형용사인 'sanctimonious'를 합친 별명을 붙이고 소셜미디어 등에서 비판을 해오고 있다.
이에 대해 디샌티스 주지사는 "주변 소음"이라면서 "소셜미디어에 있는 사람들과 싸우는 것이 내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건 내가 대표하는 사람들에 아무것도 이뤄주는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출마와 관련, "내가 만약 대선에 출마한다면 나는 바이든을 상대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글을 올려 "내가 우리 모두를 파멸시키려고 하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 박해하는 사람들, 불공정한 검사와 싸우는 동안 론 디생크터모니어스는 실패한 선거운동을 구하기 위해 영국에서 온 TV쇼 호스트와 잡담하느라 바쁘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지만 이것은 내 잘못"이라면서 "내가 그를 거기에 앉혔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 잘못'이라고 한 것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처음 당선됐을 때 현직 대통령으로 도와줬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그는 이전에도 디샌티스 주지사의 대선 도전에 대해 '불충(不忠)'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디샌티스 주지사는 주 의회의 회기가 끝나는 5월까지 입법·행정적인 성과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플로리다 주정부는 이날 학교에서 성적 지향 및 성정체성 교육을 금지하는 이른바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Don't say gay)법'을 고등학교까지 확대 적용하는 제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 제안은 주지사가 임명한 사람이 이끄는 교육위원회에서 내달 표결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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