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동부 아우디이우카 포위전…제2의 '바흐무트' 될라
바흐무트도 격전…우크라, 반격으로 보급로 사수·러, "70% 확보"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에 이어 그 인근 도시 아우디이우카에서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의 격렬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도시가 '제2의 바흐무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타우리야 군 사령부는 20일(현지시간) "적이 꾸준히 아우디이우카 포위를 시도하고 있다"며 "아우디이우카가 곧 제2의 바흐무트가 될 수 있다는 영국 동료들의 말에 매우 동의한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정보당국은 이날 트위터에 공개한 일일 정보분석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이 아우디이우카 인근에서 최근 3주 사이 조금씩 이득을 봤다"면서 "(아우디이우카의) 상황은 더 큰 도시 바흐무트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아우디이우카는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도네츠크시에서 북쪽으로 13㎞ 떨어져 있다.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보다는 약 60㎞ 남쪽이다.
현지 주민 증언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는 매일 미사일 십수발을 쏟아부으며 아우디이우카를 초토화하고 있다. 공격 수위도 날로 높이고 있다.
작년 6월에는 러시아군이 아우디이우카로 드나드는 주요 도로 2개 중 하나를 차지했고, 최근 몇 달 동안에는 아우디이우카의 남서쪽, 북쪽 마을을 하나씩 점령했다. 정면돌파 공격이 실패할 때를 대비한 포위 작업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아우디이우카가 쉽게 함락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도시는 러시아군이 전면 침공하기 전부터 이미 강력한 요새가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이 벌어지기 8년 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2014년 이후부터 우크라이나는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이른바 '돈바스 내전'을 치르고 있었다.
이 지역 친러시아 주민들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으며 독립을 선포하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벌인 분쟁이다.
아우디이우카는 돈바스 내전의 핵심 교전지였다. 내전 발발 직후 친러시아 반군에 한때 장악된 바 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금세 되찾았다.
이후 정부군은 아우디이우카에 콘크리트 참호와 벙커 등으로 강력한 방어선을 설치했다. 현지에 구호물품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는 AFP통신에 "(아우디이우카는) 진짜 요새다. 바흐무트보다는 방어선이 잘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계속된 러시아의 공격에 대비해 주민 대피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우디이우카는 전쟁 전 인구가 약 3만명 정도인 소도시였으나, 최근에는 거주자가 2천300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아우디이우카 북쪽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는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로 가는 마지막 남은 보급로 사수를 위해 대규모 반격을 개시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현지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한때 러시아 용병단 '와그너그룹'에 점령당했던 지역 이바노우스케를 우크라이나군이 차지한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담겼다.
또한 바흐무트와 가까운 시베르스키도네츠 운하 인근 지역에도 우크라이나군이 도착했다는 내용의 동영상이 현지 소셜미디어에 확산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 방어부대에 보급로 역할을 하고 있어 '생명의 고속도로'로 불리는 'T0504고속도로'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바흐무트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단 와그너그룹은 현재 러시아가 바흐무트의 대부분 지역을 차지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 와그너그룹 대표는 자국의 국방장관인 세르게이 쇼이구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현재 와그너 부대가 바흐무트의 70%를 통제하고 있으며, 이 도시를 해방시키는 작전을 계속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프리고진 대표는 이 서한에서 자국 국방부에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떨쳐내는 데 필요한 장비를 보급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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