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北, 화성-17형 실전배치 간주…다탄두 ICBM 최적 후보"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북한이 최근 쏘아올린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사실상 실전에 배치된 상태일 수 있으며, 향후 다탄두 미사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0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화성-17) 발사에 대한 북한의 묘사는 북한이 화성-17을 실전 배치했다고 간주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한일정상회담 직전인 지난 16일 평양 순안에서 동해상으로 화성-17형 ICBM 1발을 발사했고, 이후 관련 소식을 전하는 조선중앙통신이 '대륙간탄도미싸일부대의 임전태세'를 강조한 점에 주목한 것이다.
여태껏 발사된 화성-17이 모두 평양 순안비행장에 있는 동일한 특수시설에서 쏘아 올려졌기에 일각에선 야전 운용 단계가 아닐 것이란 추측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38노스는 "미사일 개발 관행과 관련해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들과) 차이점을 보여온 것처럼 북한에는 '실전배치'를 위해 (야전운용 시험을 한다는) 전제조건이 없는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더구나 북한은 순안 시설을 화성-17이 배치된 작전기지로 간주하고 있을 수 있다"며 "만약 그렇다면 더 외진 장소들에 다른 기지들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추정했다.
다만, 지금껏 파악된 정보들에 비춰볼 때 "완전히 장전된 11축 이동형 발사대의 크기와 무게를 수용할 수 있는 다른 장소에서도 화성-17이 발사될 수 있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38노스는 "화성-17이 배치됐다면 거의 확실히 단일 탄두를 탑재했을 것"이라면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비슷한 미사일에 다탄두 버전이 있는 만큼 화성-17도 향후 북한 다탄두 ICBM의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평가했다.
또 16일 발사된 화성-17의 후미 부분이 기존보다 더 유선형으로 바뀌었다면서, 이는 적재중량과 사정거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의 결과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38노스는 40여년에 이르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역사를 고려할 때 ICBM 개발의 최종 관문으로 꼽히는 대기권 재진입을 위한 지식과 경험을 이미 확보했을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화성-15와 화성-17이 1950∼1960년대 미국과 소련이 사용한 것과 비슷한 재진입체를 실어 나르기에 충분한 탑재중량과 사정거리를 보유한 만큼 고열과 충격을 견뎌내고 재진입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주장이다.
그런데도 북한 정권이 ICBM의 최대 사거리를 낼 수 있는 '작전궤도' 대신 미사일과 엔진부에 무리를 주는 '고각발사'만을 시험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38노스는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실패로 인한 정치적 역풍이나 미국의 격추 시도 등을 우려했거나 낙하지점 인근에서 자료를 수집할 계측선이 없다는 현실적 여건 등이 있겠지만, "북한은 정치적으로 적절하다고 보는 어떤 시점에서든 작전궤도로 ICBM 시험을 할 기술적 역량이 있다"고 38노스는 경고했다.
38노스는 북한이 "미사일과 관련 부대의 신뢰도를 과시하고 점진적인 기술적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화성-15와 화성-17을 추가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기술적·정치적으로 타당하다고 믿는 시점에 새 고체연료 ICBM과 화성-17의 다탄두 버전도 첫 시험발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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