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이어 지진까지…에콰도르·페루 '악몽의 3월'
이례적 사이클론 지나자마자 강진…20여명 사망 등 피해 속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이례적인 사이클론과 폭우에 이어 강력한 지진까지 덮친 남미 에콰도르와 페루에서 주민들이 악몽 같은 3월을 보내고 있다.
해안가 마을을 비롯한 곳곳에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고, 집과 재산을 잃은 이재민들도 잇따라 발생했다. 주요 시설물이 부서지거나 정전·단수 등 피해도 이어졌다.
19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소와 페루 안디나통신,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정부는 전날 과야킬 남쪽에서 약 80㎞ 떨어진 푸나섬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6.8(미국지질조사국 기준·에콰도르 지질물리학연구소 기준 6.6) 지진과 10분 뒤 규모 4.6 등 7차례의 여진으로 14명의 사망자와 446명의 부상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안타까운 사연도 들려왔다. 피해가 컸던 엘오로주 마찰라에서는 젊은 부부와 그들의 생후 7개월 된 아이가 무너진 벽체에 깔려 숨졌다.
비극의 현장에서는 엄마가 아이를 품에 끌어안은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고 엘우니베르소는 보도했다.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우리는 밤늦게까지, 또 새벽 일찍부터 구조와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며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주말 내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84채의 가옥이 무너지고, 180채가 부분 파손 또는 훼손됐다고 덧붙였다. 보건소와 학교 건물 80채 가량도 영향을 받았고, 푸에르토볼리바르 항구 시설도 손상을 입었다.
애초 시설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에콰도르는 정밀 조사를 통해 해상 플랫폼에 일부 오류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석유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또 푸나섬에 긴급 구호팀을 보내 인도적 지원 작업을 펼쳤다고 부연했다.
접경국 페루에서도 사망자 1명, 주택 붕괴 및 파손 40여채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진에 따른 사망자와 이재민 등에 대한 연대의 메시지를 보했다. 칠레와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 정부 역시 지원의 뜻을 밝혔다.
에콰도르와 페루는 대륙판 간 충돌이 잦은 이른바 '태평양 불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이달 초순 에콰도르와 페루에서는 이례적인 사이클론 '야쿠' 영향으로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상 저기압에 따른 강풍과 폭우로 계곡물·하천 범람, 산사태, 도로 유실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재민은 1만명을 넘었고, 정전과 단수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도 많았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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