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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서 연금개혁안 노·정 합의…프랑스식 시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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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서 연금개혁안 노·정 합의…프랑스식 시위 없었다
내각회의서 개편안 통과…노조 지지, 기업·보수 야당은 반대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연금 개혁 강행으로 대규모 파업·시위가 이어진 프랑스와 달리 스페인은 연금 제도 개편에 대한 노조 지지를 무난하게 얻어냈다고 DPA·AP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에서는 이날 연금 기금 확충을 골자로 하는 연금 개혁안이 내각 회의를 통과했다.
고소득자의 연금 기금 부담을 늘리고 근로자의 연금 기여금 납부 기간을 25년에서 최대 29년으로 연장하는 것이 개혁안 요지다. 다만 65세인 현행 은퇴 연령은 그대로 유지된다.
스페인 양대 노조 노동자위원회(CCOO)와 노동자총연맹(UGT)은 직접 나서 이번 개혁안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우나이 소르도 CCOO 위원장은 전날 스페인 은퇴 인구가 2048년 1천만 명에서 최대 1천5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번 개편안은 사회복지 시스템의 근간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페페 알바레스 UGT 사무총장은 이번 개혁안에 대해 "이는 우리 연금에 엄청난 중요성을 지닌다"고 말했다.
알바레스 사무총장은 앞서 스페인 정부가 연금 개편에 대한 유럽연합(EU) 지지를 끌어낸 데 대해서도 "EU와의 협상 능력에 대해 정부와 호세 루이스 에스크리바 사회안전부 장관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EU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금 지원 조건으로 스페인에 연금을 비롯한 사회보장제도의 개편을 요구해왔다.
이들 양대 노조 지도자가 '역사적 계획'이라고 평가한 이번 연금 개혁안은 의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이런 상황은 이웃 나라 프랑스에서 정부의 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몇 달째 이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날 프랑스 정부는 연금 개혁 법안과 관련해 하원 표결을 건너뛰고 바로 입법할 수 있는 헌법 조항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연장하는 연금 개혁 법안에 대한 국민과 야당, 노동계 반발이 사그라지지 않자 의회를 건너뛰는 방식으로 입법을 강행한 것이다.
프랑스 주요 8개 노동조합은 그간 정년 연장에 반대하며 지난 두 달 동안 8차례에 걸친 전국 단위 시위를 조직해왔다.
에스크리바 장관은 프랑스의 연금 시스템이 스페인과는 매우 다르며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면서 "프랑스는 수십 년 동안 연금 문제를 다루지 않아 왔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은 이미 정년이 65세인 터라 프랑스에서처럼 노동자들이 더 오래 일하라는 요구를 받지 않고 있다.
또한 좌파 성향의 정부 개혁안은 향후 인구 고령화와 높은 청년 실업률에 따른 연금 고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소득층과 기업의 사회보장비용 부담을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에 스페인 기업들과 보수 야당은 이같은 개혁안을 반대하고 있다고 DPA는 전했다.
제1야당인 보수 성향의 국민당(PP)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당수는 이번 개혁안이 "노동과 재능에 대한 새로운 세금"이라며 연말 총선에서 집권에 성공하면 연금을 다시 개혁하겠다고 공언했다.
hanj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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