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위안부 처소에 태평양 전쟁 희생자 추모공원 착공
"광복절 전까지 완공 목표…예산 부족에 사업진행 어려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위안부가 지냈던 인도네시아 내 위안부 처소에 태평양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는 추모비와 추모 공원이 세워진다.
인도네시아 중부자바 한인회와 재인도네시아 한인회는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중부자바주 스마랑 암바라와 지역에 '태평양 전쟁 희생자 추모비 및 추모 공원' 착공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일본군은 1942년 3월 인도네시아 자바섬을 점령했으며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 식민 지배 시절 축조한 스마랑의 암바라와성을 점거, 포로수용소와 군부대 등으로 썼다.
또 암바라와성 문밖에 축사 같은 위안부 처소를 만들어 인도네시아까지 끌려온 조선인 위안부 등을 '성노예'로 부렸다.
이곳에서는 일본군에 항의하다 끌려온 조선인 군속 10명이 혈서를 쓰고 항일결사 '고려독립청년당'을 조직한 뒤 무기고를 탈취, 일본군에 저항하다 끝내 자결하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이지만 일본군이 떠난 뒤 인도네시아나 한국 정부의 무관심 속에 사실상 방치돼 왔다.
특히 위안부 처소는 주변 관광객을 위한 화장실로 개조돼 있었고 독립열사들의 유적지 또한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로 남겨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인사회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표지석이라도 세우자는 움직임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주요 부지가 군 소유라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부자바 한인회와 스마랑의 한국 위안부·독립열사 알리기에 앞장서 온 이태복 사산자바문화연구원장 등이 인도네시아 군을 설득한 끝에 이날 추모비와 추모 공원 착공식을 할 수 있게 됐다.
추모비에는 이곳에 끌려온 위안부 등을 기리는 추모시와 추모비가 세워지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비문이 적힐 예정이다.
또 추모 공원 내 있는 위안부 처소에 지붕을 씌우고 이곳에 있던 화장실도 다른 곳으로 옮길 예정이다.
추모 공원이 완성되면 추가 모금을 통해 고려독립청년당의 결성지와 자결지 등에 표지석을 세우는 작업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채환 중부자바 한인회장은 "30억 루피아(약 2억6천만 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현재 10억 루피아(약 8천600만 원) 정도만 마련됐다"라며 "올해 광복절 전까지 완공이 목표인데 예산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나 기업, 시민단체 등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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