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정책에 반기' 신생 농민정당, 네덜란드 정가서 파란
"포퓰리즘 방점, 이민문제에서 환경정책으로 전환 시사"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친환경 규제인 질소 배출 감축 정책에 반대하는 농민 주도 신생 정당이 1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네덜란드의 지방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9년 출범한 농민-시민운동당(BBB)이 이번 선거에서 1등이나 2등을 차지할 것으로 여론 조사에서 예상된다.
BBB는 소속 국회의원이 1명에 불과한 햇병아리 정당이지만 정부가 질소 배출을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가축 사육두수를 3분의 1가량 감축하려 하는 계획에 반대하면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샀다.
주택난 속에서 질소 배출 감축 정책으로 대형 건설 프로젝트도 차질이 빚어지자 일부 도시 유권자들조차 BBB를 지지하고 있다.
현행 네덜란드 정치 체제에서는 지방 의회가 상원 의원들을 선출하는 만큼 이번 선거 결과는 지방 정부뿐만 아니라 중앙 정부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따라 새로 상원의원이 선출되는 오는 5월에는 자유민주당(VVD) 소속 마르크 뤼테 총리가 이끄는 현 연립 정부가 상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지 못해 입법 추진에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은 BBB의 주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정부 폭정으로 묘사하고 서민과 엘리트를 반목시키는 포퓰리즘과 잘 맞아떨어진다며, BBB의 부상은 포퓰리즘 초점이 종전 이민이나 난민 등 문제에서 환경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BBB는 도로에 거름을 뿌리는 시위 등으로 이미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끌면서 네덜란드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프랑스의 마린 르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등 극우 정치인이나 포퓰리즘 정치인들의 공개 지지를 얻기도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유럽 포퓰리즘 문제 전문가인 캐서린 피시는 "네덜란드는 언제나 다른 곳에서 일어날 일의 전조가 왔다"며 "BBB의 성공은 녹색 정책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몇 달 사이 독일, 프랑스, 벨기에에서도 농부들이 녹색 전환 정책 때문에 자신들의 생계가 위협받는다면서 기후변화 관련 대응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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