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中 신임총리 "개혁개방 심화"…경제상황엔 "자신있다"(종합2보)
취임 후 첫 기자회견…"5% 성장 쉬운 일 아냐, 노력 배가해야"
"새 정부, 당 정책 결정을 잘 관철할 것"…"부패엔 무관용"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한종구 특파원 = 리창 중국 신임 국무원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개혁개방을 흔들림 없이 심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 직후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대외 개방의 문은 갈수록 커지고, (기업 경영) 환경은 갈수록 좋아지고, 서비스는 갈수록 우수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우리는 늘 개혁개방은 당대 중국의 운명을 결정한 관건적 수단이었다고 말하는데, 제2의 100년 분투 목표(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를 실현하는 역사적 과정에서 우리는 여전히 개혁의 밥을 먹고 개방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개혁 지향을 견지하고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견지하며 개혁개방을 심화시켜 우리나라 발전의 동력과 활력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 이후 중국의 사회주의 색채 강화를 추동해온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날 폐막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집권 3기를 공식 출범시킨 가운데, 신임 총리의 개혁개방 강조 발언은 중국 경제가 개혁개방의 길에서 후퇴할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메시지로 읽혔다.
리 총리는 "절대다수의 보통 사람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만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주택, 취업, 소득, 교육, 의료, 생태환경 등 자기 주변에서 구체적으로 체험하는 일에 더 관심이 있다"며 "질 높은 발전을 추동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총량은 세계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발전은 불균형하고 불충분하다"며 과학기술 혁신 능력을 높이고, 현대적 시장 시스템 건설을 가속화 해 질 높은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중국 경제의 운용 방향에 대해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에서 전진)' 기조를 재차 강조하면서 "'안정(穩)'의 중심은 성장과 고용, 물가의 안정이며, '전진(進)'의 관건은 질 높은 발전에서 새로운 진전을 거두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올해 경제 정책 운용에서 거시 경제 정책과, 수요 확대, 개혁과 혁신, 리스크 예방 및 완화 등 4가지를 강조했다.
리 총리는 최근 두 달여 상황에 비춰 중국 경제에 회복 추세가 나타났다며 "몇몇 국제기구에서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예상치를 높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향후 중국 경제 전망을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가니 앞날을 기대할만하다'는 뜻의 '장풍파랑 미래가기(長風破浪, 未來可期)' 8자로 요약한 뒤 "이에 대해 나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지난 5일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로 제시한 '5% 안팎'에 대해 "우리의 각 방면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 경제 총량이 120조 위안(약 2경2천699조 원)을 돌파하면서 출발점 자체가 높아지고 새로운 도전도 적지 않기에 5% 성장 목표 달성이 "쉬운 일은 아닐 수 있다"며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국영·민영 기업을 동시에 중시한다는 의미인 '두 개의 흔들림 없음' 기조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민영기업 발전 환경은 더 좋아질 것이고 발전의 공간은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곡물 생산 능력을 끊임없이 높일 것이라며 "반드시 14억 중국인의 밥그릇은 우리 손으로 든든히 받쳐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미중 관계에 대해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논란 속에서도 작년 양국 간 교역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소개한 뒤 이는 "중국과 미국이 협력할 수 있고 협력해야 함을 보여준다"며 "탄압만 일삼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임기 중 정부 관료들의 업무 원칙으로 ▲ 조사하고 연구하는 문화 활성화 ▲ 법에 근거한 행정 ▲ 관료주의 반대 및 창의적 업무 추진 ▲ 청렴성 등을 강조했다.
특히 자신의 지방 근무 경험을 소개하면서 "사무실에서 앉아 있으면 모든 게 '문제'로 보이고, 현장에 가서 조사하고 연구하면 모든 것이 '해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체의 부패 행위에 대해 무관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이끌 새 정부의 업무 목표에 대해 "당 중앙의 정책 결정과 배치를 잘 관철하고 20차 당 대회(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수립한 청사진을 시공도(설계도)로 만들고, 전국 인민과 함께 차근차근 청사진을 아름다운 현실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의 이 발언은 시 주석 집권 3기에 '당강정약', '당정통합' 기조가 강화하고, 행정부인 국무원은 당의 결정을 충실히 집행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싣는 측면이 있었다.
이날 리 총리 회견에는 딩쉐샹, 허리펑, 장궈칭, 류궈중 등 4명의 부총리도 배석했다.
지난 11일 전인대 회의에서 신임 총리로 임명된 리 총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성장과 당 서기를 지낼 당시 비서실장 역할을 한 핵심 측근이다.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 서기, 상하이 시 당 서기를 거쳐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서열 2위로 최고 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입성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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