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中 '2인자' 총리 선출…'당강정약' 시진핑 원톱 체제 강화(종합2보)
전인대서 99.6% 찬성 '추인'…좌중에 허리 굽혀 인사 뒤 시진핑에 '두 손' 악수
시진핑 측근 그룹 중 경제통…중앙정부 근무경력 결여는 우려 요인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한종구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복심'이자, 측근 그룹을 칭하는 시자쥔(習家軍)의 핵심 인물인 리창(64)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중국 행정부 수반인 국무원 총리가 됐다.
중국의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4기 1차 회의 제4차 전체회의에서 진행한 국무원 총리 인선 결과, 리창 정치국 상무위원을 총리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표결에서 단일 후보인 리 총리는 참여한 2천947명의 전인대 대표로부터 99.6%인 2천936표의 찬성표를 받았고, 반대 3표, 기권 8표가 나왔다.
회의 사회자가 "시진핑 주석이 (리 총리 임명에 대한) 중화인민공화국 주석령에 서명했다. 지금 전인대 결정에 입각해 리창 동지를 국무원 총리로 임명하기로 결정했음을 선포한다"고 선언하자 리 총리는 일어나서 앞뒤로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옆자리의 시 주석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리 총리는 약 10초에 걸쳐 시 주석과 악수하면서 한동안 두 손으로 시 주석의 손을 잡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리 총리는 자신의 전임자인 리커창 전 총리에게 악수를 청했고, 그 후 시 주석이 10년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리커창과 악수했다.
이로써 리창 총리는 저우언라이(1949∼1976년), 화궈펑(1976∼1980년), 자오쯔양(1980∼1987년), 리펑(1988∼1998년), 주룽지(1998∼2003년), 원자바오(2003∼2013년), 리커창(2013∼2023년)에 이은 신중국 건국(1949년) 이후 8번째 총리가 됐다.
리 총리는 중국의 행정부인 국무원을 최소 5년, 연임시 10년간 이끌며 시진핑 주석의 국정 운영 방향과 방침을 관철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직전 연도 중국 경제 성장률이 목표(5.5% 안팎)에 크게 미달하는 3.0%에 그친 상황에서 내각의 지휘봉을 넘겨받은 리 총리는 '위드 코로나' 원년인 올해 내수 회복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되살리는 것이 급선무일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저장성 출신인 리 총리는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성장과 당 서기를 지낼 당시 비서실장 역할을 한 핵심 측근이다.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 서기, 상하이 시 당 서기를 거쳐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서열 2위로 최고 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입성했다.
중국 최대 경제권인 장강 삼각주로 불리는 상하이시·저장성·장쑤성에서 리더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 시 주석 측근 그룹 중에서 허리펑 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더불어 경제통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총리 근무 이전까지 중앙 정부 근무 경력이 없다는 점은 일각에서 우려 요인으로 꼽고 있다.
관측통들은 시 주석의 '직속 부하' 출신인 리창 총리가 행정부 수반 자리에 오르면서 시 주석 시대의 '당정통합'과 '당강정약' 기조는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 주석이 작년 최고 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시주석 포함 7명)를 측근들로 채운 상황에서 행정부 수반까지 최측근을 앉힘에 따라 시 주석이 국정의 전권을 틀어쥐는 '1인 체제'가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인대는 이날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인 장여우샤와 허웨이둥을, 중앙군사위 위원으로 리상푸, 류전리, 먀오화, 장성민 등 4명을 각각 선출했다.
시진핑 집권 3기 중국의 사정 작업을 주도할 국가감찰위원회 주임에는 류진궈, 최고인민검찰원 검찰장에는 잉융, 최고인민법원장에는 장쥔이 각각 선출됐다.
12일에는 새로 출범한 리창 내각의 부총리, 국무위원, 각 부처 부장(장관) 등에 대한 인선이 이뤄진다.
리 총리는 오는 13일 전인대 폐막식 직후 열리는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취임 일성을 밝히게 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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