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욕하더니…영국, 작년부터 정찰풍선 선단 프로젝트 검토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미국이 자국의 영공에 들어온 중국의 이른바 정찰 풍선을 격추해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인 가운데, 영국도 작년부터 이 같은 정찰 풍선을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영국 정부가 성층권 상공을 비행하는 정찰 풍선 선단을 구매해 운영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영국 국방부가 작년 미국의 기업과 성층권 무인 항공 시스템을 개발하는 내용의 1억파운드(1천560억원)짜리 연구용역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영국 국방부는 대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해발 15~24㎞의 고고도 상공에 정찰 풍선을 띄워 적성국을 감시하는 '아이테르'(하늘을 상징하는 그리스 신화의 신) 프로젝트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미국 업체인 시에라 네바다, 영국의 볼터튜드, 유럽의 다국적 기업인 에어버스 등 3개 업체가 제작한 시제품의 시험 비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가을에는 미국 애리조나 사막 상공에서 시험 비행을 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국방부는 이 결과에 만족해하며 풍선을 기반으로 한 정찰 시스템을 구매하길 원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매니저인 로스 코르벳은 영국 국방부의 조달기구가 발간하는 잡지 '디사이더' 3월호에서 "아이테르 프로젝트는 영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의 글로벌 작전 수행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프로젝트를 위해 풍선형 시스템뿐만 아니라 고정익이 달린 비행체도 검토 중이라고 소개하고, "이와 같은 플랫폼을 확보하는 능력은 다가올 전쟁에서 이기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4일 미국은 자국의 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 풍선을 전투기를 동원해 격추했다. 이어 지난달 10∼12일에도 잇따라 3개의 미확인 비행물체를 떨어트렸다.
미국은 중국이 자국의 군사정보 등을 캐기 위해 영공을 침범했다고 비난했고, 중국은 단순한 민간 기상관측용 풍선이라고 맞섰다.
영국 리시 수낵 총리는 중국 정찰 풍선을 두고 논란이 격화하자 우려를 표하며 이에 빈틈없이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런 영국도 안으론 정찰 풍선 선단을 운영하면서 나토 동맹국에도 정보를 공유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나 딱히 중국을 비난만 할 순 없는 입장이 된 모양새다.
더타임스는 미국도 정찰 풍선을 보유하고 있고 정찰 풍선을 연구하는 '콜드 스타'라는 기밀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라고 지적했다. 2019년에는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의 초원에서 25개의 풍선을 시험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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