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푸왕 묘실' 가는 길?…이집트 大피라미드 비밀통로 모습 공개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이집트 기자의 대(大)피라미드에서 발견된 비밀 공간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 BBC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집트 고대유물 당국은 2일(현지시간) 기자 대피라미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피라미드 북쪽 면에서 폭 2.1m, 길이 9m짜리 비밀 통로를 발견해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내시경으로 촬영한 통로는 거대한 벽돌과 역 V자형 천장 등으로 구성된 모습이었다.
통로는 피라미드의 주 출입구에서 7m 위쪽에서 발견됐다. 이 통로 입구는 큰 바위가 비스듬하게 서로 기댄 모습으로 내부 천장과 같은 역 V자를 구성하고 있는데, 밖에서 보면 막혀 있다.
연구팀은 이 통로의 작은 틈으로 6㎜짜리 내시경을 밀어 넣어 내부 공간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통로 끝은 거대한 석회암에 막혀 있어 내시경이 더 진입하기 어려웠다고 당국은 전했다.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을 지낸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로 발견된 통로에 대해 "피라미드 안에 쿠푸왕의 진짜 묘실이 존재하는지 파악할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통로가 뭔가 보호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내 의견으로는 쿠푸 왕의 진짜 무덤을 지키고 있을 것 같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기자의 대피라미드는 이집트 제4왕조의 두 번째 파라오인 쿠푸왕의 무덤으로, 기원전 2천609∼2천584년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쿠푸 왕의 이름을 따 '쿠푸의 피라미드'로도 불린다. 이 피라미드는 높이 146m로 기자의 피라미드 3기 가운데 가장 커 대피라미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피라미드에서 지금까지 묘실 3개가 발견됐지만 여기서 미라나 유물은커녕 천 조각 하나 발견되지 않았다. 워낙 오래된 고대 유물인 만큼 장기간 도굴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실제 쿠푸왕의 묘실은 외부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런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집트 당국은 2015년부터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일본 등의 전문가와 함께 피라미드를 파괴하지 않고 빈 곳을 찾는 '스캔 피라미드' 연구를 해 왔다.
연구진은 지면 투과형 레이더, 초음파, 엑스레이 등 각종 첨단기술을 활용해 피라미드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
우주배경복사가 지구 대기와 만날 때 생기는 소립자 '뮤온'을 활용하는 탐지 기법이 특히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뮤온은 X선이 신체를 투과하는 것처럼 수 ㎞짜리 바위를 통과하는 성질이 있어 비파괴 건축물 검사 등에 활용된다.
스캔 피라미드 연구진은 실제로 2016년과 2017년 대피라미드 내부에 최대 30m짜리 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잇달아 확인했다.
이번에 내시경으로 촬영에 성공한 공간도 2016년 스캔 피라미드 연구를 통해 존재 가능성이 포착됐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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