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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정당국, 의료계 부패 정조준…한 달새 병원간부 26명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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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정당국, 의료계 부패 정조준…한 달새 병원간부 26명 낙마
의약품·장비 조달 과정서 뇌물 성행…환자 촌지 관행도 여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한 달여 새 26명의 전·현직 인민병원 간부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중국 사정당국이 부패가 만연한 의료계를 정조준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중국신문주간에 따르면 지난 1월 9일부터 한 달여 만에 26명의 인민병원 간부들이 '솽카이'(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받거나 공안에 체포됐다.
산둥성 러링시의 전 인민병원장, 산둥성 빈저우시 제2 인민병원장, 장시성 간난병원의 제3 임상의학원장 등이 사정 당국의 표적이 됐다.
앞서 지난해도 11월까지 수도의과대학 부속 베이징 전 병원장과 산시(山西)의과대학 제1 병원장 등 55명의 의료계 간부가 부패에 연루돼 낙마했으며, 올해는 새해 들어 불과 한 달여 만에 26명이 '부패 척결' 대상에 올라 급증했다.
이들은 대부분 의약품이나 의료 장비 구매, 공사 발주 과정에서 뇌물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중앙TV가 작년 초 방영한 '반부패 투쟁' 성과 홍보 다큐멘터리 '무관용'은 윈난성 쿤밍의과대학 제2 부속병원의 마린쿤 전 병원장 사례를 소개하며 의료계의 부패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그는 대형 의료장비를 들여오면서 30여 명으로부터 3천만 위안(56억8천만 원)의 뇌물을 챙겼다.
윈난성 공산당 기율위원회·감찰위원회 관계자는 "일례로 혈관 조영 장비 대리점은 제조사로부터 579만 위안(약 11억 원)에 받아 병원에 1천170만 위안에 넘겼다"며 이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이 오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의료 장비, 약품, 소모품 등을 구매 권한을 악용, 불법 판매상들로부터 뇌물을 챙기고 이들을 밀어주며 오랜 기간 '이익 동맹' 관계를 유지했다.
2018년 7월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윈난성 제1 인민병원의 왕톈차오 전 원장은 병원 건물 건축과 의약품·의료 장비 구매, 인사 과정에서 1억1천600만 위안(약 219억5천만 원)과 8만 달러(약 1억500만 원)를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부동산 업체로부터 주택 100채와 주차 공간 100곳 등 8천만 위안 상당의 부동산을 뇌물로 받았고, 병원 직원들로부터 인사와 관련 20만 위안을 챙기고 선물과 축의금 등으로 150만 위안도 받았다.
산둥성 병원협회 왕수화 비서장은 "병원장은 약품과 장비 조달과 관련 막강한 의사 결정권을 갖고 있고, 병원 내에서 누구도 의견을 내지 못한다"며 "사정 당국의 감독도 유명무실해 의료계의 비리가 만연했다"고 지적했다.
진료 접수 때 뒷돈을 주면 먼저 진료해주고, 입원하거나 수술을 할 때 의사에게 훙바오(洪包·촌지)를 건네는 관행도 여전히 성행한다.
한 중국인은 "훙바오를 줄 대와 그렇지 않을 때 의사의 태도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증세가 중한 질병일 경우 훙바오를 줄 수밖에 없다"며 "중국에서 가장 부패한 곳이 의료계"라고 꼬집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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