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노동시장 과열, 진정 조짐 나타났다"…GM도 500명 해고
온라인 리크루팅 통계는 노동부 발표보다 더 빠르게 감소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겁다는 정부 공식 통계와 달리 이미 진정 조짐이 나타났다는 진단이 나왔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의 진원인 노동시장 과열이 식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매의 발톱'을 다시 꺼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서는 한숨을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노동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은 불균형이 지속되면 근로자 임금에 상승 압력을 가해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가 지난달 발표한 12월 구인 건수는 1천100만 개로 전체 실업자 숫자(570만명)의 두 배에 육박, 이런 우려를 키운 바 있다.
1월 비농업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의 3배 가까이 증가하고 실업률이 54년 만의 최저치인 3.4%로 낮아진 것도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계속 최우선 초점을 맞추고 예상보다 많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미국의 양대 온라인 리크루팅 회사인 집리크루터와 리크루트홀딩스의 최근 데이터는 기업들의 채용 공고가 노동부 발표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구인 건수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전인 2020년 2월보다 57%나 많은 수준이지만, 집리크루터가 집계한 12월 기업들의 채용 공고 건수는 팬데믹 전보다 26.7% 많은 수준이다. 이 회사가 집계한 1월 채용 공고 건수는 팬데믹 이전보다 23.2% 많은 수준으로 더 줄었다.
리크루트홀딩스의 자회사 인디드가 집계한 미 기업들의 12월 채용 공고 건수는 팬데믹 전보다 45.9% 많은 수준으로 집리크루터 통계보다는 높지만 노동부 수치보다는 적다. 인디드의 1월 채용 공고 건수는 팬데믹 전보다 40.3% 많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밖에 전미자영업연맹(NFIB), 리서치회사인 링크업 등 다른 민간 데이터도 노동부의 구인 건수 통계보다는 더 빠른 감소세를 보여준다고 WSJ은 전했다.
이언 시겔 집리크루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분명히 거시경제적 둔화 시기에 있고 온라인 리크루팅 열기도 미 전역에서 식고 있다"라며 "구직자들은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도 최근 미국 민간 기업들의 실제 구인 건수를 900만∼1천만 건으로 추산, 고용시장의 미스매치가 노동부 발표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정규직 임직원 500여 명을 해고한다고 WSJ가 보도했다.
GM은 전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경쟁사들의 마진율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우리도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야만 한다"며 감원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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