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공안·국가안보 장악 추진…"강당약정으로 전환 예고"
언론 업무 당 이관…당 금융위 신설 관측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공안과 국가안보를 총괄하는 공산당 내무위원회 신설 가능성과 관련, 당의 지도력은 강화하고 국무원 위상이 약화하는 '강당약정(强黨弱政)'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26일 제20기 중앙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2중전회)를 열어 당과 국가기구 개혁안,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지도자 후보 명단 심의에 착수했다.
2중전회 심의를 통과한 안건은 내달 4일 개막하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확정돼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3기인 향후 5년의 당과 국정 운영 기조로 채택된다.
이번 양회에서 차기 지도부 인선과 함께 주목받는 것이 당·정(공산당과 국무원) 기구 개편이다.
3연임에 성공해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한 시 주석의 통치 체제가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시 주석 집권 이전 시기의 '당정 분리' 기조가 종언을 고하고, 당의 영도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공산당 중앙 내무위원회 신설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홍콩 명보는 최근 이번 양회에서 당 내무위가 신설될 수 있다며 공안부와 국가안전부를 국무원에서 떼어내 내무위로 편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내무위는 공안, 이민, 호적, 교통, 대테러, 방첩 등 사회 안전망과 국가 안보 관련 업무는 물론, 사회조직 관리 등 민정부의 일부 기능도 흡수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렇게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되는 내무위는 옛 소련 스탈린 시대 설치됐던 인민 내무위원회(NKVD)를 떠올리게 하는 것으로 당정 통합을 넘어 당의 권력은 대폭 강화되고, 국무원의 기능이 축소되는 '강당약정'의 시대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분석했다.
TV와 라디오 방송 등 언론 매체를 총괄 관리하는 국무원 직속 국가광파전시총국의 당 중앙 선전부 통합설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광전총국은 이미 5년 전 신문·출판·영화 업무를 당 중앙선전부로 이관했고, 중앙 관영 방송사들을 총괄하는 국무원 직속 중앙광파전시총대가 신설돼 그 역할이 대폭 축소된 바 있는데 이번 조직 개편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사회 불안을 야기하거나 당과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을 엄격히 통제하는 중국에서 대언론 업무를 당 선전부가 흡수한다는 것은 당의 영향력 강화를 의미한다.
2003년 폐지된 당 중앙금융공작위원회가 부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민은행과 금융 규제기관, 국유 금융기관 등의 정책과 인사를 감독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되는 이 위원회가 등장하면 금융 분야에 시 주석의 의중이 더욱 명확하게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국무원 과학기술부, 교육부, 인력자원·사회보장부를 통합한 새로운 조직이 나올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3일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국무원의 역할과 기능은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당정 기구 개편과 관련,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당 중앙의 집중 통일 지도를 강화하고 국가통치 체제와 통치 능력의 현대화를 지향할 것"이라며 "당 중앙과 국무원, 전인대, 정협 기구를 총괄하며 중점 분야 기구 개혁을 심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에 거주하는 중국 문제 전문가 훙샹난은 "강당약정 체제로 전환하면 정부 부처는 단순히 업무를 처리하는 조직으로 기능이 약화하고, 핵심 업무는 당이 주도하게 돼 당의 지도력 강화가 선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내무위를 신설, 1950년대나 전시 상황으로 복귀하려는 것은 당이 모든 것을 통제, 계획하고 안배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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