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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국 덕에 반도체 수입 거의 회복…제재 타격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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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국 덕에 반도체 수입 거의 회복…제재 타격 '무색'
중국산 IC 러 수출 2.4배로…튀르키예 통해 우회 수출 의혹도
美 원유 유럽 수출도 38%↑…가스는 2배 이상 급증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서방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금지했지만, 러시아가 중국산 반도체 수입을 크게 늘려 제재의 공백을 거의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러시아가 제재에 대한 반발로 유럽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중단하면서 미국의 대유럽 원유 수출도 급증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의 반도체 수입은 서방 제재로 지난해 초 잠깐 주춤했지만, 곧바로 다시 늘어났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된 러시아 세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러시아의 반도체와 반도체 부품 수입량은 전쟁 전 월간 평균치에 근접한 상태였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온 것들이었다.
이런 현상은 중국 해관총서(세관)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중국이 공개한 해관총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중국에서 러시아로 수출된 집적회로(IC)는 1억7천900만 달러(약 2천352억원) 어치로, 2021년(7천400만달러)의 약 2.4배로 불어났다.
또한 중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튀르키예를 통해 러시아에 반도체를 우회 수출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다이오드·트랜지스터 등 특정 반도체들의 경우 작년 중국의 전체 수출량 증가율은 36%였지만, 튀르키예에 대한 수출량은 2배 이상 늘어났다.
이 기간 튀르키예에서 이들 품목과 유사한 반도체의 러시아 수출량은 320만 달러(약 42억4천만원)로 2021년(7만9천 달러)의 약 40배로 부풀었다.
또 지난해 러시아에 대한 튀르키예의 전자제품·전기기계 수출량도 5억5천900만 달러(약 7천350억원)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달 초 미국 재무부 관리들이 터키와 오만,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러시아의 물자 조달망 단속에 나선 것도 이런 의혹 때문으로 알려졌다.
WSJ은 중국이 관련 자료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튀르키예 같은 제3국을 통해 우회 수출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세계 반도체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까지 고려하면 중국을 통해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는 반도체를 단속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러시아가 유럽으로 에너지 공급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미국산 원유의 유럽 수출도 급증했다.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이후 미국이 해상을 통해 유럽에 수출한 월평균 원유량은 이전 12개월보다 38% 급증했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유럽에 대한 수출량도 지난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유명 에너지 전문가인 대니얼 예르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부회장은 미국산 에너지가 유럽 에너지 안보의 기본이 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이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k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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