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유영상 SKT 대표 "에이닷을 글로벌 통신사 공용 서비스로"
2시간 걸친 AI 특화 전략 소개…"모든 서비스에 AI 접목"
"빅테크에 눌리지 않겠다…지식대화 중심 챗GPT 능가할 감성대화 중점"
"고령자·중간요금제 등 개편 노력할 것"…망 사용료엔 "공정성 관점에서 봐야"…
(바르셀로나=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챗GPT를 비롯해 굉장히 놀라운 기술력을 뽐내는 인공지능(AI)이 등장하고 있지만, 고객에게 제대로 다가가고 있는지는 사실 의문입니다. AI 기술이 등장했을 뿐 완벽한 AI 서비스가 등장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해 11월 AI 기업으로 전환 전략을 발표했던 유영상 SK텔레콤[017670] 대표는 챗GPT 등장으로 AI가 블랙홀처럼 모든 화제를 빨아들이고 있는 현 상황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개최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AI 전환 전략을 2시간에 걸쳐 소상히 설명했다.
유 대표는 "AI 컴퍼니 전환 전략을 처음 내놨을 때는 망망대해에 돛단배를 띄운 느낌이었는데, 3∼4개월 만에 챗GPT라는 순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큰 범선이 옆으로 지나가는 느낌"이라고 챗GPT 돌풍 현상에서 느낀 소회를 묘사했다.
대다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AI 서비스를 지향하게 됐다는 점에서 외로움이나 막막함은 없어졌지만 대신 경쟁에서 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겼다는 이야기다.
그는 "글로벌 빅테크보다 AI 기술이 더 뛰어나서가 아니라 AI 서비스와 관련해 잃을 것이 없는 통신사라는 점에서 한발 앞서 AI 분야에 진출할 수 있었다"면서도 "일반적인 언어 모델을 추구한다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 대표는 "그래서 통신사 고유한 언어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어에 기반한 자사의 AI 서비스 '에이닷'을 글로벌 통신사 연합체의 공용 모델로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말기 구매, 요금제 가입, 고객 서비스 전 과정에 걸쳐 AI가 이용자 의사결정을 돕는 시스템을 구상하는 것이다.
유 대표는 "통신사는 고객 수는 많지만, 고객은 빅테크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자신들의 접점이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통신사는 갈수록 고객과 접점이라는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며 빅테크가 우위를 점한 서비스를 건너뛰고 고객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면에서 AI 서비스가 매력적이라는 점을 피력했다.
AI가 접목됐을 때 생산성과 제품 가치가 높아진다는 면에서도 모든 서비스에 AI를 접목할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챗GPT가 초거대 언어모델에 기초한 지식 대화형이라면, 에이닷은 감성과 과업(태스크) 목적 대화 기능을 발달시켜 보다 개인화된 대화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차별성을 두기로 했다.
에이닷 서비스에 대화 내용을 장기 기억하는 기능과 사진과 음성 등 복합적인 정보를 이해하는 멀티 모달 기술을 적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 대표는 "지식 대화에 더해 감성 대화를 할 때 고객이 진짜 자기 데이터를 AI에 제공할 것"이라며 "AI 서비스 시대를 맞아 더는 통신사가 빅테크에 눌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MWC23의 주요 의제로 떠오른 망 이용대가 문제에 대해 "콘텐츠 사업자(CP)와 인터넷 사업자(ISP)가 어떻게 역할을 분담해야 하는지 힘의 논리가 아닌 공정성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최근 통신 시장 과점 구조를 지적한 정부 정책과 관련해서는 "고령자 요금제나 중간 요금제 등에서 최대한 정부와 협의해 요금제를 개편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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