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보건의료단체 휴일집회 "간호법·의료인면허법 강행 규탄"(종합)
의협·간호조무사협 등 1만명 국회 앞서 정치권 규탄 총궐기대회…지도부 삭발식
"중복·과잉 입법으로 보건의료계 갈등 부추겨…폐기 때까지 총력 투쟁"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단체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26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야당의 간호법 및 의료인면허법 처리 강행을 규탄하는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1만 명, 주최 측 추산으로는 5만 명이 참여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간호사라는 특정 직역의 편향적인 입장만을 전면 수용해 보건의료계의 갈등 양상을 심화시켰다"며 "강력한 유감과 저항의 뜻을 표명하며, 간호법이 폐기될 때까지 총력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간호법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선출된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도 "관련법과 충돌하고 수정이 필요한 악법이 거대 야당의 횡포로 통과되려 한다"며 "지난 3년 14만 명 의사와 400만 명 보건복지의료연대인들은 코로나19로부터 국민 건강을 위해 헌신했지만, 뒤통수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간호법은 현행 의료법하에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던 보건의료 체계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간호사에게는 모든 권한을 부여해주고 나머지 직역들은 나 몰라라 하는 법이 합당한가"라고 말했다.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 회장은 "보건의료라는 통합협업 체제에서 한가지 직역만 분리하여 따로 규정하는 게 과연 합리적이고 타당한가"라며 "직역 간 업무영역의 경계가 무너지면 의료현장은 엄청난 혼란으로 의료의 질 저하를 불러일으킬 것이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집회에서는 의료연대 소속 대표들이 삭발식을 하며 결의를 다졌고, 가두 행진 등도 진행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도공원 앞 여의대로에서 시작된 이 날 집회는 국회 앞으로 이동하며 가두시위를 벌인 끝에 약 3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가두시위 선두 인원 중 일부는 국회 앞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이동해 간호법·의료인면허법 처리 강행에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집회는 별다른 충돌이나 긴급상황 없이 마무리됐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 대한간호조무사협회 ▲ 대한방사선사협회 ▲ 대한병원협회 ▲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 대한임상병리사협회 ▲ 대한응급구조사협회 ▲ 대한의사협회 ▲ 대한치과의사협회 ▲ 한국노인복지중앙회 ▲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로 구성됐다.
간호법 제정안은 지난 9일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이후 의사단체를 위시한 보건의료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미 의료법에 관련 규정들이 있는 만큼 특정 직역만을 위한 중복·과잉 입법일 뿐 아니라 직역 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간호협회는 초고령 사회와 주기적인 감염병 대유행에 대비해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확보하려면 간호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의협은 또 중범죄 의사면허 취소법에 대해서도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일반적인 과실로 의사 자격이 박탈된다는 것은 타 직종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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