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 명장 정관스님, 이탈리아판 '마스터셰프' 출연
초대 손님이자 심사위원으로 등장해 한국 사찰음식 소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사찰 음식의 대가 정관스님이 '미식의 나라' 이탈리아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사찰 음식의 매력을 알렸다.
정관스님은 23일 밤(현지시간) 이탈리아 최대 유료 케이블 채널인 sky 방송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마스터셰프 이탈리아 시즌 12'의 준결승 편인 11화에 초대 손님이자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다.
정관스님은 2차 미션인 '발명 테스트'에 등장해 사찰 음식을 소개한 뒤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재료로 만든 표고버섯 조청 조림과 두부장, 간장에 숙성시킨 연근을 심사위원 앞에 올렸다.
맛을 음미한 심사위원 3명은 훌륭하다고 탄성을 질렀다. 정관스님은 재료 자체에 집중하면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준결승에 오른 5명의 참가자에게 45분 동안 정관스님이 한국에서 가져온 된장, 오미자청, 참기름, 매실청, 두부 등의 한국 식자재와 현지의 제철 채소로만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미션이 떨어졌다.
참가자들이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정관스님은 심사위원들과 함께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참가자에게 조언하는 동시에 튀김이나 훈제보다는 찜, 볶음, 데치기 등 한식에서 자주 사용되는 조리법을 안내했다.
미션이 끝난 뒤 정관스님은 각 참가자의 음식을 맛보며 평가했고, 심사위원들은 정관스님이 참가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관스님은 모든 참가자에게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이 되듯이 요리하는 나 자신의 마음가짐에 따라 결과물이 다르게 나온다며 요리사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스터셰프 이탈리아'는 이날 한국의 돌잡이 문화에 대해 소개했고, 상자 안에 주어진 재료로 요리를 만드는 1차 미션인 '미스터리 박스'에선 김치, 떡볶이 떡, 연근 등 한국을 대표하는 식자재를 도전 과제로 선택했다.
정관스님은 전남 백양사 천진암 암주이자 금발우 선음식 아카데미 원장으로 승려인 동시에 요리사다.
그는 2006년 한국전통사찰음식연구회를 시작으로 국내외 대형 형사에서 사찰음식을 선보였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사찰 음식 전문가로 소개됐는가 하면 2016년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셰프의 테이블'에도 출연했다.
지난해 3월에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2022'에서 '올해의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돼 다시 한번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로부터 석 달 뒤 조계종은 정관스님을 '사찰음식 명장'으로 지정했다.
정관스님의 이번 출연은 프로그램 제작진의 협조 요청에 따라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이 정관스님을 지난해 7월 이탈리아로 초청해 성사됐다.
당시 녹화분이 이번에 방영됐다. 준결승 편인 11화는 시청률 3.2%를 기록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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