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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동행' 홍상수, 실험작 '물안에서' 베를린영화제서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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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동행' 홍상수, 실험작 '물안에서' 베를린영화제서 첫선
"아웃포커스실험 터무니없다 생각하기도…선명한 이미지 신물나긴 했다"
인카운터스 부문 초청…김민희 '제작실장'으로 참여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여기 고둥 많네."
제주 해변을 배경으로 고둥을 잡는 남성 2명 간의 대화로 시작된 영화. 그런데 자세히 보면 화면의 초점이 흐릿하다.
첫 장면부터 아웃포커스로 촬영된 홍상수 감독의 실험작 '물안에서'가 22일(현지시간) 독일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인카운터스(Encounters) 부문 초청작으로 관객에 첫선을 보였다.


인카운터스는 새로운 영화적 비전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인카운터스 작품답게 홍 감독의 29번째 장편인 물안에서는 아웃포커스를 활용했다는 점과 상영시간이 61분에 불과하다는 점을 비롯해 비롯해 여러 실험적 요소를 담고있다.
첫 상영일인 이날 상영관인 아카데미 데어 퀸스테(예술원)는 500석이 전석 매진됐고, 젊은 영화학도 등 학생들이 주류를 이룬 관객들은 홍 감독의 새로운 실험에 열광했다.



이날 첫 상영회에는 홍 감독의 연인이자 제작실장을 맡은 김민희와 신석호와 하성국, 김승윤 등 출연 배우 전원이 참석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홍 감독과 다정한 모습으로 무대 위에 오른 김민희는 불과 6차례로 촬영이 끝났다고 말했다.


출연 배우 세 명은 모두 홍 감독이 건국대 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제자들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12월 교수직을 사직했다고 밝혔다.
이날 상영회에서 관객들은 대화가 흥미로워지는 부분마다 웃음을 터뜨렸고, 상영이 끝나자 홍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과의 대화에서 무대에 오를 때까지 2분여간 계속 손뼉을 쳤다.
홍 감독은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서 실험하게 된 배경에 대해 "처음에는 아웃포커스 실험을 한다는 게 터무니없게 생각됐는데, 막상 카메라 뒤에 서서 선명하게 할 것인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인가 결정적인 순간에 아웃포커스에 대한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선명한 이미지에 신물이 나기는 했다"며 웃었다.


김승윤 배우는 아웃포커스가 연기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데 함께해 기뻤다"면서 "관객으로서는 아주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아웃포커스가 되니 좀 더 외양보다는 줄거리에 관심이 집중됐고, 이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물안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고 답변했다.
물 안에서는 배우를 꿈꾸던 젊은 남자가 영화를 연출하겠다며 같은 학교에 다녔던 남녀와 섬으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어떤 장면을 찍어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는 남자는 섬에서 돌아다니다가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는 여인과 마주치고, 결국 영화를 찍게 된다.


영화가 끝난 뒤 만난 영화학도 페드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모두 다 봤는데 역시 너무 좋았다"면서 "영화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의 반짝이는 순간과 초반에 형성되고 발전되는 관계들을 보여줘 옛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전작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모습을 모두 알고 있기에 아웃포커스 실험은 관람에 전혀 방해되지 않았고, 오히려 줄거리 등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홍 감독이 독립영화 감독으로서 실험을 계속해나가서 너무 좋다" 말했다.
함부르크에서 베를린영화제를 보러 왔다는 독일 관객 페터는 "홍 감독 영화를 자주 본 편인데 역시 특유 대화의 변주가 좋았다"면서 "아웃포커스라는 실험적 시도도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물안에서는 베를린영화제에서 세 차례 더 상영을 앞두고 있다.
인카운터스는 칸국제영화제의 '주목할만한 시선'처럼 새로운 영화적 비전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2020년 신설됐으며 심사를 거쳐 작품상과 감독상, 심사위원회 특별상을 수여하지만, 영화제 꽃인 '경쟁 부문(Competition)'과 구분된다.
'물 안에서'를 비롯해 인카운터스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은 16편이다. 홍 감독이 이번에 상을 받으면 베를린영화제에서만 4년 연속, 5번째 트로피를 안게 된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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