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만 고위급 안보회담 개최…中위협 대처방안 논의(종합)
비공개 진행…우자오셰 외교부장·구리슝 NSC 의장 참석
中외교부 "미국-대만 당국 간 왕래 결연 반대…미국에 항의"
(서울·베이징=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조준형 특파원 = 대만과 미국의 고위급 안보 회담이2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미국재대만협회(AIT)에서 개최됐다고 대만 연합보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역할을 하는 AIT 건물에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과 구리슝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이 포착됐으며, 이들은 회담장으로 직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에 미국 측에선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조나단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카운터파트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은 관례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연합보는 전했다.
미국과 대만은 1997년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에서 회의를 가진 이후 연례 안보 대화를 해왔다. 매년 7∼9월에 열렸으나, 작년에는 6월에 개최됐고, 올해는 이보다 훨씬 더 당겨졌다.
이번 고위급 회담은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방문을 빌미 삼아 대만 봉쇄 군사 훈련에 이어 대만해협에서의 무력 시위를 수개월째 지속해온 중국이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근래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는 가운데 열렸다.
특히 중국은 대만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정권을 친중 성향의 국민당 정권으로 교체하길 갈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외에 중국의 군사적 위협 대처 방안과 미국의 대(對)대만 무기 판매 가속화, 경제·무역 문제,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과 대만 간 모든 형태의 당국 간 왕래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중국 측은 이미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엄정한 교섭 제기'는 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의미한다.
왕 대변인은 이어 "대만 민진당 당국이 거듭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고, 미국측 일부 인사들은 의도적으로 대만을 활용해 중국을 통제하려 한다"며 미국 측에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와 대만 문제에 대한 개입 중단, 대만해협 긴장 조성 중단 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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