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남용해 국제사회 피해"…중국, 저자불상 미국 비판 보고서
관영 언론들 일제히 보도…보고서 작성 기관에 대한 언급은 없어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정찰 풍선' 사태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패권 때문에 국제사회가 각종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20일 '미국의 패권·패도·집단 따돌림과 그 피해'라는 제목의 최신 보고서가 나왔다며 보고서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중국어 6천400자 분량의 이 보고서는 정치 패권·군사 패권·경제 패권·과학기술 패권·문화 패권 등 5개 부분으로 나눠 미국을 겨냥했다.
정치 부분에서는 미국이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자국의 가치관과 정치제도에 따라 세계 질서를 형성하려 한다고 비판했고, 군사 부분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 전쟁·베트남 전쟁·걸프 전쟁·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일으키거나 참전해 세계 곳곳에서 참극을 불렀다고 비난했다.
또 미국의 경제·금융 패권이 지정학적 무기로 전락했다거나 하이테크 분야에서의 독점·압박과 기술 봉쇄로 다른 나라의 과학기술 및 경제 발전을 막는다는 비판도 했다.
보고서는 '득도다조, 실도과조'(得道多助, 失道寡助·도에 맞으면 도와주는 사람이 많지만, 도에 어긋나면 도움을 얻기 힘들다는 의미)라는 성어를 언급하며 "미국의 일방주의와 유아독존 패권은 국제사회로부터 강한 비판과 반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국가는 서로 존중하고 평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며 "미국은 스스로 반성하고 자신이 한 짓을 되돌아보며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패권·패도·집단 따돌림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이 보고서는 서문에서 "미국이 정치·군사·경제·과학기술·문화 패권을 남용한 각종 악행을 폭로함으로써 세계 평화와 안정에 주는 심각한 피해를 국제사회가 똑똑히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발간 목적을 설명했다.
신화사를 시작으로 인민일보·CCTV·환구시보·베이징일보 등 주요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이 보고서의 전문과 요약본을 주요 기사로 보도하고 있지만, 정작 보고서를 누가 작성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보고서 본문에도 작성한 사람이나 기관·단체에 대한 언급은 빠져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 9일과 16일 각각 미국의 마약 문제와 총기 문제를 비판하는 장문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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