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론' 마크롱에 뿔난 젤렌스키 "러와 대화 시도는 시간낭비"
통화 마치고도 "쓸데없는 대화"…"푸틴, 고립 자초"
전쟁 1년 앞두고 협상론 일축 입장 재확인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와 대화 시도를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일침을 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이탈리아 매체와 인터뷰에서 "마크롱은 시간을 낭비 중"이라며 "나는 우리가 러시아의 태도를 바꿀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마크롱 대통령이 전날 러시아의 패배를 원한다면서도 러시아를 박살 내는 게 프랑스의 입장이 아니라고 밝힌 이후 나온 것이다.
이처럼 마크롱 대통령이 협상으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며 대화론을 제기한 데 대해 즉각 선을 그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도 뮌헨안보회의가 개막한 지난 17일 연설에서는 "지금은 러시아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언급하긴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9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오는 24일로 러시아 침략 전쟁이 1년이 되는 것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통화에 대해서도 "쓸모없는 대화"였다고 일축하고, 러시아를 겨냥해 "그들이 만약 옛 소련 재건을 꿈꾸면서 스스로 고립되기로 결심했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상호 존중에 입각해 국제 사회와 협력할지 말지 선택하는 것은 그들에게 달렸다"고 몰아세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서방의 제재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고립된 것이 아니며, "전쟁을 개시한 결정이 푸틴을 소외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은 마크롱 대통령의 러시아 관련 발언을 놓고 유럽 안팎에서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7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확대하자고 동맹국에 호소한 데 이어 18일 프랑스 매체와 인터뷰에서 "체제 전복을 믿지 않는다. 러시아 시민 사회 내부로부터의 민주적 해결책이 이뤄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 푸틴을 협상 테이블로 견인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언급을 내놔 러시아 외무부의 반발을 샀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사이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프랑스 입장에서 혼선을 빚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간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와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며 중재를 시도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쟁 초기 푸틴 대통령과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러시아에 굴욕감을 안겨서는 안 된다"는 등의 발언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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