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아직 남은 희망…260시간 만에 12세 소년 구조
작은 공간 속 쪼그려 앉아 버텨…"근처에 사람 더 묻혀 있다" 진술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규모 7.8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지 11일째인 16일(현지시간)에도 튀르키예 곳곳에선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CNN 방송·아나돌루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밤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州) 안타키아 인근의 한 건물 잔해에서 12세 소년 오스만 할레비예가 구출됐다.
생존자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알려진 72시간을 훌쩍 넘긴 260시간 만의 구조였으나 할레비예의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할레비예는 구조 당시 건물 잔해와 기둥 등으로 덮인 작은 공간에 쪼그려 앉은 자세로 버티고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구조당국은 할레비예를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다.
할레비예는 구조팀에게 자신이 갇혀 있던 곳 근처에 아직 여러 명이 묻혀 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당국은 현장에 구조견을 투입, 생존자 수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소식은 하타이주 일대에서 이날 오후 9시 47분께 규모 5.2의 여진으로 손상됐던 일부 건물이 완전히 붕괴하는 등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전해졌다.
이달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은 지금까지 튀르키예에서만 3만6천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는 등 21세기 들어 6번째로 많은 인명피해를 낸 자연재해로 꼽힌다.
시리아 측 사상자 집계를 포함하면 양국 전체 사망자 수는 확인된 것만 4만2천여명에 이른다.
시간이 흐르면서 잔해에 갇힌 생존자가 구조되는 빈도는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기적적 구출 소식이 이어지고 있기에 현장에선 더 많은 사람을 살려낼 수 있다는 희망이 꺼지지 않고 있다.
이날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는 17세 소녀 알레이나 욀메즈가 지진 발생 248시간 만에 아파트 잔해 속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현재 치료를 받고 있으며 가족, 의사 등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는 상태라고 CNN은 전했다.
전날에는 하타이주에서 13세 소년과 일가족 3명이 각각 지진 발생 229시간, 228시간 만에 구조됐다.
이들 가족 3명은 탈수 증세를 겪었으나 그 외에는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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