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브라질 "아마존 보호 협력"…우크라 무기지원엔 '이견'
양국 정상, 백악관서 회담…바이든 "기후변화 관련 의견 일치"
민주주의 위협 행위도 규탄…룰라 "우크라 무기지원 우린 안 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기후 위기 대처를 위한 아마존 보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기후변화와 관련한 양국의 의견은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국은 아마존 보호를 위한 다자간 노력의 하나로, 글로벌 기금 조성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2020년에 200억 달러(25조원) 상당 '아마존 펀드'를 제안한 바 있다.
룰라 대통령도 "아마존을 돌보는 것은 전 세계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새로운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정부 시절 브라질 아마존이 '침략' 당했다고 성토한 뒤 "삼림 벌채와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게 우리의 확고한 결정"이라고 부연했다.
아마존 보호는 룰라 정부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다. 반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그간 개발을 통한 경제 성장을 내세우며 대규모 열대우림 개간과 삼림 벌채를 허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각종 불법 행위로 인한 광범위한 훼손도 이어졌다.
양국 정상은 또 민주주의 제도 및 평화적인 권력이양에 대한 폭력에 규탄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의 강력한 민주주의는 최근 시험대에 올라, 몹시 어려운 시험을 거쳤다"며 "미국과 브라질 모두 민주주의는 굳건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8일 브라질에서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브라질리아에 있는 대통령궁·의회·대법원에서 난동을 일으킨 바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를 추인하려는 연방의회에 난입해 난동을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열대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모두 명백한 증거 없이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 때문에 폭동 관여 혐의에 대한 브라질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트럼프 후임'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연유로 브라질 난동 이튿날 '보우소나루 후임' 룰라 대통령에게 전화해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번 정상회담도 바이든의 초청 형태로 이뤄졌다.
이날 회담에서 룰라 대통령이 "그(보우소나루)의 세계는 가짜뉴스로 시작해 가짜뉴스로 끝났다"라며 전임자를 비판하자 바이든 대통령도 "(내게도) 익숙하게 들린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다만, 브라질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과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룰라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한 CNN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무기를 공급한다면, 참전하게 되는 것"이라며 "나는 참전하고 싶지 않다.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에 머무는 보우소나루에 대한 송환 요구 가능성에 대해서는 "(브라질) 사법부가 판단할 일"이라며 자신이 직접 송환을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을 피력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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