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벨라루스 왕래 주요 국경검문소 폐쇄…추가 제재도 예고
벨라루스의 폴란드 매체 특파원 중형 선고에 맞대응
벨라루스 "부당한 조치…주요 검문소 2곳만 남아"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반목이 심해진 폴란드와 벨라루스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벨라루스가 자국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 온 폴란드 매체 특파원에 중형을 선고하자 폴란드는 국경의 주요 검문소 폐쇄로 받아쳤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리우시 카민스키 폴란드 내무장관은 전날 트위터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10일 12시부터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보브로브니키의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검문소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보브로브니키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북동쪽으로 200㎞ 떨어진 도시로 벨라루스와의 핵심 육상 통로다.
이러한 조치는 벨라루스 법원이 8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정권을 비판해온 폴란드 주요 일간지 '가제트 비보르차'의 벨라루스 특파원 안제이 파초부트(49)에 징역 8년을 선고한 직후 나왔다.
카민스키 장관은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과 연관된 개인들을 추가로 제재 명단에 올릴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벨라루스는 즉각 "부당한 조치"라며 반발에 나섰다.
벨라루스 국경수비대 대변인은 러시아 매체 타스에 "불필요한 조치이며 나머지 국경 검문소가 과부하에 걸릴 수 있다"고 항의했다.
이번 조치로 벨라루스와 폴란드 사이 주요 국경 검문소 6곳 가운데 2곳만 남게 돼 트럭 운송 기사를 비롯한 시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벨라루스가 딱히 위협을 가한 일이 없기에 폴란드가 이러한 조처를 할 객관적인 근거가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날 폴란드 외무부에 따르면 벨라루스 외무부는 현지 주재 폴란드 대리대사를 초치했다.
폴란드는 루카셴코 정권 반정부 활동가들의 주요 망명지 가운데 하나로, 벨라루스 서부 지역 일부는 과거 폴란드의 영토이기도 했다.
2021년에는 벨라루스 국경을 통해 폴란드에 아프리카와 중동 이민자 수천 명이 몰려들어 이와 관련한 양국 갈등이 커졌다.
이에 대해 폴란드와 서방국들은 벨라루스가 유럽 국가들을 괴롭히기 위한 악의적인 의도로 이민자들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작년 들어서는 벨라루스의 우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양국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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