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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 "주주제안 거부땐 주총서 결판"…3월 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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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 "주주제안 거부땐 주총서 결판"…3월 격돌 예고
펀드들 "이사회 참여·배당 확대 필요"…기업들 "선별 수용하되 경영권 방어책 필요"
전문가 "주주제안 거세질 듯…국민 공감대·진정성 필요"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왕성하게 주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다음 달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펀드들의 공격대상이 된 기업들은 배당 확대 등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태세를 보이면서도 일부 제안에 대해선 불가 입장을 보여 양측 충돌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합리적인 요구인지를 가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행동주의 펀드들도 단순히 투자 이익만 얻고 떠나는 '먹튀'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와 카카오가 SM 이사회에 각각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금융지주에 대해선 새로운 주주제안을 하고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만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얼라인은 그동안 SM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배구조 개선 사항을 요구해왔다. 이에 SM은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얼라인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인물을 감사로 선임한 것을 시작으로 요구사항의 상당 부분을 수용한 상태다.
지난 7일엔 카카오가 SM의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서는 한편 음악 및 콘텐츠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퇴진을 요구해온 강성부 KCGI 대표는 "오스템임플란트는 전문 경영 체제로 가는 게 맞다"며 "조만간 (공개매수에 응할지에) 입장을 확정해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거버넌스) 개선에 기여하겠다"며 "오스템임플란트 투자가 마무리되면 다른 투자 대상 기업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사모투자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영권 인수를 목표로 오스템임플란트[048260]의 지분을 공개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태광산업, BYC를 상대로 주주 활동을 벌여온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대변할 이사진을 파견할 계획"이라며 "이들 기업에 상장사 최저수준인 배당과 유동성을 올려 달라고 요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은 KT&G를 상대로 KGC인삼공사의 분리 상장과 주주환원 확대, 사외이사 추천 등을 요구해왔으나 KT&G는 이들의 요구를 거부, 양측의 충돌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기업들은 이런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경영권 방어 수단 등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혁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1본부장은 "주주 제안을 하는 펀드들의 영향력, 자본력, 전문성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기업의 장기발전과 성장을 훼손할 수 있는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펀드 등 주주 활동은 점차 활발해지고 있으나 우리 시장은 해외와 비교해 제도가 균형적으로 갖춰져 있지 않다"며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과 글로벌 스텐더드에 맞는 제도 도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산운용(펀드)업계는 다양한 주주 활동 성공 사례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기업과 동반 성장을 위해 진정성과 합리성을 갖춘 주주제안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상무는 "이번 주총 시즌에선 감사나 감사위원 선임,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와 같은 주주 요구가 이전보다 훨씬 거세질 것으로 본다"며 "기업들도 예전보다 주주 제안을 더 수용하는 분위기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주주 행동주의도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며 "단순히 주가만 띄운 뒤 주식을 팔고 나가면 안되며 주주로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선희 배영경 채새롬 송은경 홍유담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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