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사이버 수군' 동원해 대만 총통 페이스북 공격"
대만 안보 소식통 "차이잉원·쑤전창 페이스북 대상으로 여론 조작"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공산당이 '사이버 수군(網絡水軍)'으로 불리는 사이버 여론몰이 집단을 동원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쑤전창 전 행정원장(총리격)의 페이스북을 상대로 여론조작을 했다고 대만 언론들이 주장했다.
대만 중앙통신사와 타이완뉴스 등은 6일 대만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이 사이버 수군을 활용해 차이 총통과 쑤 전 행정원장의 페이스북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대만 사이버 안보 당국은 중국 사이버 수군이 차이 총통과 쑤 전 행정원장의 페이스북을 상대로 부정적인 글 올리기 등에 사용한 최소 825개의 비정상적인 페이스북 계정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중국의 사이버 수군은 차이 총통과 쑤 전 행정원장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다른 사람의 페이스북 계정을 도용해 "너희가 미국의 총알받이인지 우크라이나와 비교하라"는 등의 비방글을 남겼다고 대만 안보 소식통은 전했다.
대만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사이버 수군은 차이 총통과 쑤 전 행정원장의 페이스북을 공격하기 위해 일회성 계정 만들기, 외국인 계정 활용, 가짜 계정 만들기, 영향력 있는 페이스북 그룹 활용 등 4단계의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1월 26일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 과정에서 사이버 수군을 동원해 차이 총통과 쑤 전 행정원장의 페이스북을 상대로 광범위한 여론조작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고 대만 안보 소식통은 전했다.
차이 총통이 이끄는 집권 민진당은 11월 26일 지방선거에서 대패했다.
민진당이 21개 현·시 단체장을 선출한 지방선거에서 5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고, 제1야당인 국민당은 수도 타이베이를 비롯해 13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차이 총통은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직을 사퇴했으며, 지난 1월 15일 라이칭더 부총통이 신임 민진당 주석으로 선출됐다.
대만 정보 당국인 국가안전국은 중국 공산당이 2024년에 치러질 대만 총통선거와 입법위원 선거에도 사이버 수군을 동원해 개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대만 언론 매체들은 전했다.
중국의 사이버 수군이 여론 조작에 나서는 주요 주제는 주로 대만의 인플레이션, 농수산물의 대중국 수출 어려움,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을 겨냥한 군사훈련,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수출, 양안 간 전쟁 발발 시 미국의 대만 포기 주장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정보 당국은 중국 공산당이 세계 각국 소셜미디어, 포털, 커뮤니티 상의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사이버 수군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공청단)이 주축이 된 사이버 수군은 4천만 명에 달하며, 연간 운영 예산이 수십조 원 규모에 이른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중국 인터넷 당국은 불리한 정보를 걸러내고, 민감한 해외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이를 만리장성(The Great Wall)에 빗대어 '만리 방화벽'이라고 부른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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