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향계] 코스피, 급등후 숨고르기…2,400대 박스권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코스피가 2주 연속 박스권에 갇혀 2,500 문턱을 넘지 못했다.
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2,480.40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2,484.02)보다 0.15% 떨어졌다.
주 초반 차익실현 매물에 소폭 후퇴한 코스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긴축) 조기 마무리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자 반등했다. 여기에 달러 약세와 중국 경기 부양 기대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연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시장 예상대로 0.25%포인트 올려 속도 조절에 나섰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히 높아 지속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상품 가격 중심의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 상승 둔화) 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해 시선을 끌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식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번 0.25%포인트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연 4.50∼4.75%로 높아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00%로 0.50%포인트(P) 인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정책금리 차 축소는 달러 약세 기조를 강화하는 요인"이라며 "이는 달러 외 자산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과 중국 경기 개선 기대는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지수 상승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마무리 기대감이 다소 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FOMC에서도 다음 달 금리 인상 종료 가능성을 배제했지만, 시장은 이를 무시하고 자기 갈 길을 가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미국 일자리와 가계소비가 견고한데다 재고 부담이 아직 커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조금 과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6∼10일) 예정된 주목할 만한 경제지표나 기업실적 발표는 없다.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연준 금리 인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파월 의장은 앞으로 연설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력과 추가 금리 인상 의지를 재차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 내부적으로는 외국인 매수세가 눈에 띈다. 올해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3일까지 7조7천억원 넘게 순매수했으나 개인은 7조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증권사 고객예탁금이 최근 51조5천억원으로 지난달 가장 적은 수준이었던 43조7조원보다 7조8천억원 늘었기 때문에 개인이 뒤늦게 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
증시는 지난달부터 이어진 강세로 가격 부담이 커진 만큼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NH투자증권 김 연구원은 "실적 전망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올라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며 이번 주 코스피 변동 폭으로 2,410∼2,540을 제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지난달 강세장에서 저점을 확인했다"며 "단기 급등 여파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으나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달에 코스피가 2,350∼2,550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한국시간)은 아래와 같다.
▲ 6일(월) = 유로존 12월 소매 판매.
▲ 7일(화) = 미국 12월 무역수지.
▲ 10일(금) = 중국 1월 소비자 물가,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잠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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