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대사 "찰스3세 한반도 문제 관심…韓 음식·음악 인기 알아"
찰스 3세 즉위 후 한국 대사 첫 신임장 제출…버킹엄궁서
"수교 140주년·정전 70주년 행사에 관심 보여"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윤여철 주영 한국대사는 2일(현지시간) 찰스 3세 국왕이 한반도 문제와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과 이해가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윤여철 대사는 이날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을 만나 신임장을 제출한 뒤 관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이처럼 말했다.
영국 주재 대사들은 외교부에 신임장 사본을 내고 활동하다가 이후 국가원수인 왕을 만나 정식 제정하는 행사를 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코로나19 봉쇄와 건강 사정으로 인해 화상으로 신임장을 받았으나 찰스 3세 국왕은 즉위 후 신임장 제정식을 대면 행사로 되돌렸다.
윤 대사는 작년 10월 부임했으며 한국 대사로선 처음으로 찰스 3세에게 신임장을 냈다.
윤 대사는 찰스 3세가 신임장을 받으며 한국에 가 본 지 오래됐는데 많이 발전한 좋은 나라라고 해서 언제든 다시 방문해달라고 초청했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왕세자이던 1992년에 다이애나 당시 세자빈과 함께 방한했다.
윤 대사는 이어 찰스 3세가 북한을 거론하면서 이웃 때문에 걱정이 되겠다고 화두를 던져서 영국이 이끄는 국제사회가 단결해서 도발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윤 대사는 찰스 3세가 특별히 중점을 두고 있는 기후변화에 관해서 한국의 대응을 물어봤으며, 이에 기술 중심으로 탄소배출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부산 엑스포에서 지속가능성과 기후변화의 미래를 보여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한영 수교 140주년과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에 관해 소개했으며, 찰스 3세는 참전용사들에게 존경심을 표할 기회를 찾아봐야겠다면서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찰스 3세는 영국에 한국 식당이 많고 한국 음악이 인기가 있다고 말하는 등 한류에 관해 알고 있는 듯 보였다고 윤 대사는 전했다.
K9 자주포 개발업체가 과거 삼성이었다는 점을 알고 있을 정도로 한국 방산에도 이해가 상당한 듯했다고 윤 대사는 전했다.
그는 찰스 3세가 동행한 대사관 직원들 개개인에게 어떤 일을 하는지 등을 묻는 등 정감 있고 친밀한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윤 대사는 이날 신임장 제정 때 관례에 따라 왕실 마차를 타고 관저에서 버킹엄궁까지 이동했다.
신임장 제출 후 관저에서 개최된 기념 리셉션에는 빅토리아 버스비 왕실 부의전장과 주영 외교단장인 온두라스 대사 등 외교단,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한국전 참전 용사, 민주평통과 재영 한인단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윤 대사는 수교 140주년과 정전 70주년을 맞는 2023년에 주영 대사로서 신임장을 제출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양국 관계는 1883년 수교 때와 비교하면 상전벽해가 됐으며 이제는 경제 통상뿐 아니라 과학기술과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영국은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천혜의 파트너라고 규정하고, 앞으로 교류 확대와 관계 증진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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