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다수' 중앙아프리카 차드, 이스라엘에 대사관 개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슬람교도가 주류인 중앙아프리카 국가 차드가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개설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이날 텔아비브 인근 라마트 간에서 차드 대사관 개설 행사가 열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축사를 통해 "역사적 순간이다. 우리는 평화와 번영을 위해 안보 분야에서 상호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은자메나에 당분간 대사관을 두지 않을 계획이며, 주세네갈 대사관을 통해 차드 정부와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마하마트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도 참석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그의 입국 사실을 도착 하루 후에야 확인했다.
데비 대통령은 이번 이스라엘 방문 중 해외 정보기관인 모사드 본부도 방문하고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과도 면담했는데, 이는 4년 전 회복된 양국의 관계가 안보 분야 등에서 진전된 증거로 볼 수 있다.
갈란트 장관은 데비 대통령과 면담에서 "사헬 지역에서 이란과 헤즈볼라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 안정과 테러리즘 수출을 퇴치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사헬 지역에서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차드를 중시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사헬 지역에서 수니파 무장단체와 경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란은 헤즈볼라를 통해 서사하라 독립을 주장하는 반군 폴리사리오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코는 이란이 알제리를 관문으로 사헬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믿고 있다.
이런 이유로 2018년 이란과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한 모로코는 2020년 미국이 서사하라에 대한 모로코 주권을 인정하는 대가로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했다.
차드는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원국이고 인구 1천2천800만 명 중 절반이 넘는 51%가 이슬람교 신자다.
차드는 1972년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단절했었다. 이는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압박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47년간 끊어졌던 양국 관계는 지난 2019년 복원됐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차드 수도 은자메나를 방문해 관계 정상화 협정에 서명했다.
한편, 차드 정부는 물론 이란도 대사관 개설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고, 베이루트에 있는 헤즈볼라 미디어센터는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차드의 이스라엘 대사관 개설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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