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한국 경제성장률 1.5% 전망…"0.1~0.2%p 더 하락할수도"(종합)
주요기관 전망치 중 최저…IMF 1.9%·한은 1.7%·정부 1.6%보다 낮아
수출도 반도체 부진으로 1.2% 성장 그칠 전망…실비투자는 역성장 점쳐
"둔화 이겨낼 성장 모멘텀 없어…불확실성 확대되면 추가 하락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올해 고금리에 따른 내수 위축과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 겹치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5%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3일 경제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9%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9%를 전망한 한경연은 연말 경기 위축 속도가 가팔라짐에 따라 전망치를 낮췄다.
한경연은 한국 경제가 올해 상반기 1.3%, 하반기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성장률 1.5%는 정부와 국제기구 등이 내다본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인 1.8%를 비롯해 한국개발연구원(KDI) 1.8%, 한국은행 1.7%, 정부 1.6%보다 낮고 아시아개발은행(ADB) 전망치 1.5%와 같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2.0%에서 0.3%포인트 내린 1.7%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글로벌 경기 둔화를 극복할 국내 성장 모멘텀이 없어서 올해 본격적인 불황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급진적 긴축 기조를 지속하거나 과도한 수준의 민간부채가 금융시장의 위기를 가져오면 성장률의 감소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에 과도한 재정지출로 정책적 지원 여력마저 떨어져 성장률 하향 전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내수 부문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민간소비 성장률 4.4%보다 2.0%포인트나 낮다.
전경련은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감소와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뿐 아니라 자영업자 소득감소와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부문의 공격적 투자에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본조달 비용 부담이 가중되며 -2.5%, 건설투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 차질 등으로 -0.5%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원자재가격이 상반기 이후 점차 안정되고 강달러 현상도 완화되면서 작년보다 1.7%포인트 낮은 3.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동안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수출은 반도체 수출 부진 영향으로 1.2%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작년 수출 증가율 3.1%보다 1.9%포인트 낮은 수치다.
반도체 수출은 D램 및 낸드 가격의 하락세 지속과 초과공급 현상이 이어지며 감소세가 확대되고, 석유화학과 일반기계 부문 역시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약화로 증가세가 축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상수지는 서비스 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14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위축 폭이 예상보다 커지거나 반도체 이외의 주력 수출 품목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수출 증가세가 더욱 약화할 수 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물가급등세 진정에 따라 작년 1,323원보다 108원 하락한 1,215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한경연은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0.1~0.2%포인트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기 위축 효과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신중을 기하고, 기업과 가계에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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