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탐지기로 들판 훑다가 英튜더왕가 황금펜던트 찾았다
더타임스 "헨리 8세 이니셜 새겨진 금목걸이…왕 소유는 아닌 듯"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영국 중남부 워릭셔주의 한 카페 주인이 들판에서 금속탐지기로 16세기 튜더 왕가의 헨리 8세와 왕비 이니셜이 새겨진 금목걸이를 발견했다고 일간 더타임스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금속탐지기로 보물을 찾던 찰리 클라크(35)가 헨리 8세(1491~1547)와 첫 아내 '아라곤의 캐서린'의 상징이 장식된 23캐럿 무게의 금목걸이를 발견했다며 이 물건은 금속탐지기 보물 사냥꾼들이 찾은 다른 1천여 점과 함께 보물로 분류됐다고 전했다.
이어 박물관 큐레이터들은 처음에는 이 금목걸이가 진짜라고 하기엔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분석 결과 근래 영국에서 발견된 르네상스 물건 중에서는 가장 큰 것 중 하나로 판명됐다고 덧붙였다.
대영박물관의 르네상스 유럽 큐레이터인 레이철 킹은 "이 금목걸이는 매우 화려하고 무겁고 중요해 보인다. 이런 작품은 거의 없었다"면서도 이것이 헨리 8세가 소유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목걸이는 대부분 고순도지만 구성 요소들은 상당히 엉성해 마상 창 시합이나 궁정 연회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영국에는 금속탐지기로 보물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4만여 명이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발견된 고고학적 유물 4만5천여 개의 96%가 금속탐지기로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1천여 점은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로 분류됐다.
클라크 씨는 어려서 '카리브해의 해적' 같은 영화를 본 뒤 보물찾기에 꽂혔다며 금속탐지기로 6개월 동안 보물을 찾아 나선 끝에 2009년 12월 금목걸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대영박물관 등 몇몇 박물관이 이 금목걸이 구매에 관심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전문가들은 금목걸이의 가격을 매기는 것은 꺼리고 있지만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이상으로 평가될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1996년 보물법(Treasure Act)에 따르면 보물일 가능성이 있는 물건을 발견한 사람은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보물은 성분 10% 이상이 귀금속이고 최소 300년이 넘은 동전 외의 금속 물체이며, 보물로 분류되면 독립적인 가치 평가를 거쳐 박물관들이 이를 구매할 수 있고 수익금은 보통 발견자와 땅 소유자가 나눠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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