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주목받자 IT기업 AI 연구경쟁 달아오른다"
英이코노미스트 분석…메타 AI 책임자 "기술 격차 2∼6개월"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 스타트업 오픈AI가 챗봇 '챗GPT'(ChatGPT)를 공개한 것을 계기로 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의 AI 연구팀들 사이에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픈AI는 작년 11월 30일 챗GPT를 일반에 공개한 지 단 닷새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확보했다. 이는 역사상 가장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한 소비자 제품 출시 중 하나다.
챗GPT는 마치 인간이 만들어낸 것처럼 보이는 텍스트, 이미지, 음악, 영상 등을 생성하는 능력을 지녔다.
최근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키로 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가 판매하는 소프트웨어에 챗GPT와 유사한 기능을 탑재하려 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26일 노래를 말로 설명하면 이에 맞는 새 음악을 만들어 내는 모델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2월 2일 분기 실적발표 전화회의 때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IT 대기업 바이두는 3월 자사 검색엔진에 챗봇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AI 챗봇 연구 경쟁에는 세계 곳곳의 기존 IT 대기업 내의 직속 연구팀이나 그 계열사뿐만 아니라 독립된 스타트업도 뛰어들었다.
경쟁 결과에 따라 모든 곳의 컴퓨터 이용자들에게 AI시대가 얼마나 빨리 개막할지, 그리고 누가 이를 주도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 잡지는 AI 연구를 계기로 기업 연구소가 기초연구를 통해 과학 발전을 선도하는 경향이 부활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런 경향은 한때 미국에서 특히 활발했다. 20세기에 AT&T, 듀폰, IBM. 제록스, 등은 기초과학 연구에 엄청난 예산을 퍼부었다. 옛 AT&T 벨 연구소에서는 노벨상 수상 연구 9건이 이뤄졌고 이를 통해 도합 14명이 노벨상을 받았을 정도다.
하지만 연구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기업이 자사 연구소의 기초연구 결과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일이 점점 까다롭게 되면서 이런 경향은 서서히 퇴조했다.
예를 들어 최근 수십 년간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널리 쓰인 '아이콘'이나 '윈도'라는 개념은 제록스의 기초연구를 통해 발명됐지만, 그에 따른 수익은 대부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챙겼다.
과학적 기초연구는 혁신에서 여전히 중요했지만, 기업 연구소들은 기초연구를 직접 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나온 기초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드는 '개발'에 치중하게 됐다. 기초연구는 비영리기관인 대학이 전담하는 영역이 됐다.
그러나 AI 연구가 각광을 받으면서 기업들은 이 분야의 기초연구와 연구역량 향상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바이두 등 대기업들뿐만 아니라 앤스로픽, 캐릭터AI, 스터빌리티AI 등 스타트업들도 오픈AI의 챗GPT와 경쟁할 제품을 내놓고 있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베이징즈위안인공지능연구원(BAAI·北京智源人工智能硏究院)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AI 분야의 인력 확보 경쟁이 심해지면서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으며 아직 확실한 강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분야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은 심정적으로 기초과학 연구자이기 때문에, 기업 직책을 맡은 상태에서도 학회에서 연구 결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조건을 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식이 빨리 퍼져나가는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메타의 AI 분야 연구 총괄책임자이며 뉴욕대 쿠란트수리과학원 석좌교수인 얀 르컨은 "(주요 AI 연구팀 중) 남들보다 2개월 내지 6개월 넘게 앞선 경우가 없다"고 이코노미스트에 설명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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