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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 우리가 채용할게" 獨기업들, 빅테크 해고 인재 눈독
필립스 6천명 추가 감원…美제약사 암젠 300명 구조조정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고급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부족한 독일 기업들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에서 해고된 인재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리콘밸리 등 미 서해안은 최고의 연봉과 최고 정보기술(IT) 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싶어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종착지'와 같은 곳이지만, 최근 정리해고로 인해 독일 기업들이 영입하고 싶은 구직자 풀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우려로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등이 모두 4만 명을 감원했다.
폭스바겐(폴크스바겐)의 소프트웨어 자회사인 카리아드의 최고인력책임자(CPO) 라이너 주게호어는 "그들은 해고하고 우리는 채용한다"며 "우리는 미국과 유럽, 중국 등지에 일자리 수백 개가 열려있다"고 밝혔다.
독일 기업들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겠지만 최근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가파르지 않았으며, 아직 팩스를 사용하는 등 기술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특히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노령화된 국가 가운데 하나로서 노동력 부족이 심각하다.
독일 정보기술협회(Bitkom)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정보기술(IT) 관련 일자리 13만7천개가 구직자를 기다리고 있다.
독일 정부도 이민 규정을 단순화해 시민권을 쉽게 획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급인재 영입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지방 정부가 열성적으로 나서고 있다.
독일에서 가장 부유한 주인 남부 바이에른주의 주디스 게라크 디지털부 장관은 구인·구직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에 게시한 글에서 최근 감원된 인재들을 겨냥해 "바이에른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들 기업은 최근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미국 빅테크 만큼 연봉을 챙겨줄 수는 없지만, 샌프란시스코와 비교해 값싼 의료비와 낮은 생활비 등이 유인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이국적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데다 강력한 노동자 보호제도 등이 최근 해고된 인재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다국적으로 구성된 이들 인재가 실리콘밸리를 떠난다면 타국보다는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는 데다 독일에서는 노동 허가를 받는 데만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등 악명이 높은 관료제도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이처럼 전 세계 IT분야에서 감원과 인재 영입이 동시에 벌어지는 가운데 네덜란드의 전자·의료장비 기업 필립스가 지난해에 이어 2차 감원에 나서 올해 3천 명을 포함해 2025년까지 6천 명을 줄이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필립스는 지난해 10월 수면무호흡증 치료기기의 대규모 리콜과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한 실적 악화로 직원 4천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어 이 회사의 총 감원 규모는 1만명으로 늘었다.
한편 이날 필립스는 지난해 4분기에 1억600만 유로(약 2천13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7%가 증가한 54억2천만 유로(약 7조2천400억원)였다.
또 미국 제약사 암젠도 이날 전체 직원의 1.2%인 3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nadoo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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