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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들이 또"…20대 흑인사망 규탄시위 美전역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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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들이 또"…20대 흑인사망 규탄시위 美전역 확산
뉴욕·LA·샌프란 등 주요도시 동시다발 거리행진
가해자도 흑인이라 인종갈등 비화 가능성은 작은 듯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테네시주(州) 멤피스에서 경찰이 흑인 운전자를 집단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과 관련한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
29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전날 뉴욕, 애틀랜타, 보스턴, 볼티모어,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포틀랜드 등 미국 주요 도시 상당수에서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는 거리 행진이 벌어졌다.
이달 7일 귀가 중이던 흑인 남성 타이어 니컬스(29)를 난폭운전 혐의로 불러세운 경찰관들이 그에게 몰매를 놓는 '보디캠' 영상이 공개된 데 따른 결과다.
폭행 현장에 세워진 임시 추모소를 찾은 주민 키아라 힐은 "경찰관을 비롯, 그곳에 있던 사람 중 가장 침착했던 건 니컬스였다"고 꼬집으면서 "사건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보면 가슴이 미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처럼 잔혹한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미국 사회에는 폭풍 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CNN은 28일에 이어 29일에도 전국 각지에서 규탄 집회와 추모 기도 등이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28일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관련 시위를 벌이던 일부 시민이 경찰에게 주먹을 휘두르거나 경찰차 유리를 깨뜨려 체포되고, LA에선 시위대가 경찰차를 흔드는 등 위협적 행동을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다만,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했을 때처럼 전국적인 항의 시위와 함께 폭동 등 폭력사태가 동반될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백인 경찰관이 흑인 남성을 과잉진압해 숨지게 한 플로이드 사건과 달리 니컬스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경찰관 5명은 전원 같은 흑인이어서 인종갈등으로 비화할 소지가 크지 않아서다.
가해자 전원을 해고하고 살인 등 혐의로 기소한 데 더해 이들이 소속됐던 특수치안유지팀을 해체하는 등 당국이 비교적 신속하게 조처에 나선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니컬스 가족이 선임한 변호사 벤 크럼프는 가해 경찰관을 신속히 해고·체포한 데 이어 보디캠 영상을 공개한 멤피스 경찰당국의 이번 조처가 유사 사건 전반에 적용되는 모범사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테네시 주의회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집행관의 정신건강 관리와 고용, 훈련, 징계 등과 관련한 경찰개혁 법안 상정이 추진되고 있으며, 연방의회 차원에서도 흑인 의원 모임인 '블랙 코커스'(CBC)가 경찰 개혁 협상 추진을 위해 이번주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타이어 니컬스를 폭행한 경찰관들은 "엄마, 엄마"를 부르짖는 그를 때리고 발길질을 가하는 것은 물론 진압봉을 휘두르고 최루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무차별적 폭력을 행사했다.
보디캠 영상을 보면 이들 중 일부는 처음부터 총을 꺼내 들고 니컬스를 차에서 끌어냈고, 니컬스가 이미 바닥에 쓰러진 상황에서도 연신 "엎드려라"고 소리치며 테이저건을 쏘겠다고 위협했다.
니컬스는 경찰의 이런 태도에 혼란과 공포를 느낀 듯 "난 (이미) 바닥에 있다"고 항변하며 일어나 달아나려다 몰매를 맞고 중태에 빠져 결국 사흘 뒤 신부전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개설된 니컬스 가족을 위한 모금 페이지에는 29일까지 108만5천600달러(약 13억3천만원)의 성금이 답지했다. 이 돈은 니컬스의 부모를 위한 정신과 진료비와 스케이트보드를 즐겼던 고인을 추모하는 스케이트 파크를 건립하는 데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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