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제연휴 영화 흥행수입 1조2천억원…역대 두번째 성적
방역 완화·코로나 진정 영향…애국주의 영화가 흥행 주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방역 완화 이후 처음 맞은 중국의 최대 명절 춘제(春節·설) 연휴(21일∼27일) 기간 영화 흥행 수입이 1조2천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28일 중국 온라인 티켓 판매 플랫폼 마오옌에 따르면 춘제 연휴 7일 동안 중국 영화 흥행수입은 67억6천200만위안(약 1조2천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것이며, 역대 최고였던 2021년 78억4천200만위안(약 1조4천300만원)에 이어 두 번째 흥행 기록이었다.
중국의 블록버스터이자 '애국주의' 영화들이 춘제 극장가 흥행을 주도했다.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만강홍(滿江紅)'이 2억6천만위안(약 475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려 1위에 올랐고, SF 재난 블록버스터 '유랑지구(流浪地球)2'도 2억1천700만위안(약 396억원)을 넘어서며 뒤를 이었다.
두 영화의 흥행 수입 점유율은 각각 38.5%와 32%를 차지했다.
만강홍은 금나라 침입에 맞서 싸운 남송(南宋)의 장군 악비(웨페이·岳飛)의 '애국혼'을 소환했고, 유랑지구는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는 중국인 우주 비행사의 활약을 그리며 중국의 '우주굴기'(우주 관련 과학기술 발전)를 과시했다.
중국 애국주의 영화의 단골 소재인 국공내전(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 당시 첩보전을 다룬 '무명(無名)'도 4천940만위안(약 884억원)으로, 흥행 순위 4위에 올랐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춘제 연휴 영화 흥행 수입이 북미를 제치고 세계 단일시장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방역 당국이 지난달 방역을 완화해 문화·예술 공연 관람 인원 제한을 폐지한데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충칭 등 대도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관람객들을 불러들인 것으로 보인다.
티켓 가격 인하로 관람객들의 부담을 덜어준 것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춘제 연휴 기간 영화 티켓 평균 가격은 53.2위안(약 9천7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위안(약 530원) 내렸다. 중국에서 영화 티켓 가격이 인하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의 영화 평론가 천진은 "춘제 연휴 개봉 영화들의 흥행 성공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코로나19가 진정되고, 대작 영화들에 대한 좋은 평판이 관객들을 불러들였다"고 말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