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회당 총기난사로 7명 사망…하마스 "자연스런 복수"(종합2보)
용의자 회당 바깥에서 기다리다가 범행…출동한 경찰에 사살돼
요르단강 서안 무력충돌 등으로 이-팔 긴장 고조 와중에 발생
국제사회 일제히 비판…바이든 "문명세계에 대한 공격, 끔찍한 테러공격 규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 회당에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이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경찰에 따르면 이날 저녁 동예루살렘 북부 네베 야코브에 있는 유대교 회당에서 무장 괴한이 안식일을 맞은 신자들을 향해 권총을 난사했다.
지금까지 최소 7명이 목숨을 잃었고 3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중 70대 여성과 20대 남성은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동예루살렘 거주자로 알려진 괴한은 차량을 이용해 현장에 도착한 뒤 총기를 난사하고, 다시 차량을 몰고 팔레스타인 방향으로 달아났다.
600m가량을 이동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과 마주친 그는 다시 총격을 가하다가 경찰관이 쏜 총탄을 맞고 숨졌다.
경찰의 초동 조사 결과 괴한은 외부에서 예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회당에서 빠져나오는 신자들을 향해 총을 쐈다.
코비 샤브타이 이스라엘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은 많은 희생자를 낸 심각하고 복잡한 테러"라며 "공범의 존재를 배제하지 않은 채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날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는 듯한 성명을 내놓았다고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하마스 예루살렘 지부 대변인인 모하메드 하마다는 "오늘 공격은 알아크사 사원에 대한 공격과 9명의 팔레스타인 희생자를 낸 이스라엘군의 요르단강 서안 제닌 수색 작전에 대한 자연스러운 보복"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그들의 순교를 잊지 않을 것이며 시기와 장소가 적당하다면 복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앞서 전날 이스라엘군은 요르단강 서안 북부에 있는 제닌의 난민촌 수색중 무장세력과 총격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주민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을 향해 총 7발의 로켓이 발사됐고,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네타냐후 총리 정부에서 경찰을 관할하는 국가안보 장관을 맡은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지난 3일 동예루살렘 성지를 방문해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을 자극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성지 내에서 이슬람교도에게만 예배와 기도를 허용하는 규칙을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총기 난사를 일제히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해 '끔찍한 테러 공격'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일이 문명 세계에 대한 공격임을 분명히 하고 이스라엘 안보를 위한 미국의 철통같은 약속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혐오스러운 공격'이라고 비난했고, 프랑스와 영국도 이스라엘이 '끔찍한 공격'을 받았다며 연대를 표명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 대변인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다음주로 예정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방문 일정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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