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어깃장 놓은 WTO에 "내년말 정상화 추진"
USTR 부대표, 로이터 인터뷰…"작년 70여개국과 12개 주제 논의"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쟁 중재 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회원국들과 3단계 협상에 돌입했으며 내년 말까지 완전한 기능 정상화를 추진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겸 WTO 미국 특사인 마리아 파간은 이날 로이터에 "우리의 목표는 2024년까지 (분쟁 중재 제도를) 완전히 기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WTO 개혁에 매우 열성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파간 특사는 WTO의 상소기구를 다시 살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개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비공개 협의에 지난해 70여 개국이 참여해 12가지 개혁 주제가 논의됐다면서 그 결과물로 구체적인 제안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논의된 내용을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분쟁 당사자 양측의 합의를 유도하는 '조정' 같은 대안을 포함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WTO에서 무역 분쟁을 최종 심리하는 상소기구는 판사 격인 상소위원 3명이 분쟁 1건을 심리하는데, 2019년 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상소위원 후임 선임을 저지하면서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전쟁' 상대국인 중국이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활용해 여러 혜택을 받았다면서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명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미국은 상소위원을 선임하지 않고, WTO 제도를 개혁하겠다면서 협상을 이끌어왔다.
앞서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내년 초에 열리는 WTO 각료회의(MC-13) 때까지 기구 개혁 등 까다로운 문제에 대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파간 특사는 이 시점이 너무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MC13 때까지 (개혁) 작업이 끝나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WTO 일부 회원국 대표들은 미국이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WTO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 등을 거론하며 미국에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WTO 회원국들은 지난해 6월 수산보조금을 삭감하는 내용의 세계무역 규칙 개정에 동의했지만, 이후 누가 회담을 주재할 것인지를 놓고 분쟁이 벌어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이에 관해 파간 특사는 구체적인 배경 설명 없이 "답답하다"면서 돌파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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