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수요 절벽에 '어닝 쇼크'…작년 영업손실 2조 넘어(종합2보)
4분기 적자도 역대 최대…1.6조원 재고 축소 등 고강도 생산조정
수주형 사업비중 확대 등 사업구조 고도화…"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아람 기자 = LG디스플레이[034220]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여파로 작년 한 해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는 역대급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수주형 사업'의 비중을 올해 40% 초반까지 늘리는 등 사업구조 고도화를 강화하며 재무건전성 회복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손실이 2조850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2조2천306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연간 손실 2조원대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매출은 26조1천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7% 감소했다. 순손실은 3조1천956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 LCD TV 생산 철수 이후 별도 현금창출단위로 분리된 대형 OLED 부문의 자산 가치를 평가해 손상 처리한 1조3천305억원을 영업 외 비용으로 반영해 순손실 규모가 커졌다.
이는 현금 지출이 없는 장부상 회계 조정으로, 재무제표 반영 후에는 미래 사업의 불확실성을 축소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4분기 영업손실은 8천757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4천764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4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역대 최대이며,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7천830억원)보다도 컸다.
4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7조3천16억원과 2조938억원이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천87억원(이익률 3%)을 기록했다.
4분기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 25%, 모니터·노트북PC·태블릿 등 IT용 패널 34%, 모바일용 패널·기타 제품 34%, 차량용 패널 7%이다.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수요 부진이 심화함에 따라 전방 산업의 재고조정 영향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요 흐름을 보여 온 하이엔드 제품군까지 미쳐, 판매가 감소했다고 LG디스플레이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30%까지 확대한 수주형 사업의 전사 매출 비중을 올해 40% 초반, 내년 50%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수주형 사업은 고객과의 계약을 바탕으로 투자와 물동, 가격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또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하고, 태블릿 PC 등 중형 OLED 시장에서도 시장을 선점하고 수주형 사업 모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투명·게이밍 OLED 등 시장 창출형 사업도 가속한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투자는 필수 경상 투자와 수주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최소화할 방침이다. 올해 설비투자(CAPEX)는 3조원대 수준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회사 측이 지난해 설비투자에 지출한 금액은 5조2천억원 정도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투자 일정을 가속해 (금액이) 예상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었다"며 "올해와 내년에 발생할 부분을 좀 당겨와서 총 현금 흐름으로는 투자비 증가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비용 감축을 최우선 순위 과제로 삼고, 재고도 최소 수준으로 관리해 생산도 이와 연계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수요 부진에 대응하고 운영상 유연성을 확보하고자 작년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약 1조6천억원 규모 재고를 축소했다.
이 같은 적극적인 재고 관리와 고강도 생산 조정을 통해 올해 1분기에 약 1조원 규모 비용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수요 부진이 이어지지만, 2분기부터 매출이 확대하고 적자 폭이 줄어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회사 측은 예상했다.
김성현 CFO는 "4분기의 선제적 재고 축소와 대형 사업 운영 합리화가 향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고강도 비용 감축 활동을 지속함에 따라 분기별 손익 흐름이 개선돼 갈 것"이라며 "당면 과제인 재무 건전성 회복과 함께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실행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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