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총영사 "자유 줄어드는 홍콩서 2년간 미국인 20% 떠나"
"기업, 중국서 직면하는 위험이 홍콩서 증가하는 것 깨달아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가 홍콩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주홍콩 미국 총영사 그레그 메이는 25일(현지시간) 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홍콩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줄어드는 자유가 홍콩과 현지인들에게 분명하게 영향을 끼쳤다"며 지난 2년간 홍콩 거주 미국인의 20%(약 1만5천명)가 다양한 이유로 떠난 것이 그 여파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홍콩에 약 7만명의 미국인과 1천300개의 미국 기업이 있다고 말했다.
메이 총영사는 법치와 국제적 기준에 기반을 둔 홍콩의 국제 비즈니스 센터로서의 평판을 둘러싸고 우려들이 있다면서, 그중 하나로 지난달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의 국가보안법에 대해 유권 해석을 한 것을 지적했다.
그는 그러한 중국의 유권 해석은 홍콩 행정 당국이 사법적인 감독 없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리도록 함으로써 홍콩 사법 체계의 독립성을 더욱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 정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외국인 변호사 선임 문제에 대한 판단을 중국 정부에 구하자,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홍콩의 행정수반인 행정장관과 홍콩 국가안전수호위원회가 결정할 일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메이 총영사는 전인대 상무위의 결정과 다른 상황 전개를 볼 때 "기업들은 중국 본토에서 직면하는 위험들이 현재 홍콩에서도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보안법, 중국과 홍콩 당국이 취하는 행동들은 기업 직원과 금융, 준법,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홍콩인이 2020년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떠난 것을 거론하면서 "더 많은 최상의 인재들이 떠나면 자유로운 글로벌 금융 센터로서 홍콩의 평판은 더욱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홍콩 정부는 홍콩의 민주적 제도, 자치와 법치를 해체하는 것을 그만둬야 하며 부당하게 감금된 이들을 풀어주고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의 홍콩 사무소인 주홍콩 특파원공서는 성명을 통해 "메이 총영사는 홍콩의 법치와 자유에 대해 중상모략을 하고 홍콩의 기업 환경에 대한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했으며 무분별하게 내정에 간섭했다"고 반박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