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서부서 7명 총격 사망…"어린이들도 범행 목격"(종합2보)
농장지역 2곳서 연달아 총격…현지 당국, 60대 용의자 체포
보안관 "용의자, 범행 발생한 어린이 돌봄 공간 직원인 듯"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부에서 23일(현지시간) 오후 60대 노동자가 총기를 난사해 모두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쳤다.
AP·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총격 사건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48㎞가량 떨어진 도시 해프문베이 외곽의 농장 지역에서 발생했다.
샌머테이오 카운티 보안관실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두 곳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각각 4명,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으며, 사건 용의자인 자오춘리(67)를 체포해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지 언론은 버섯농장과 트럭 운송업체에서 각각 총격이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으나 범행 장소가 정확히 어떤 곳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범행 현장 두 곳은 3㎞가량 떨어져 있으며, 용의자는 두 장소를 차량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 자오춘리는 범행 2시간가량 뒤에 해프문베이 경찰 지구대로 차를 몰고 가 주차장에서 체포됐다. 언론이 확보한 체포 당시 영상에는 그가 별다른 저항 없이 경관 세 명에게 제압되는 모습이 담겼다.
수사 당국은 이번 범행을 자오춘리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또한 차량에서 발견된 반자동 권총 한 정이 범행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안관실은 그의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크리스티나 코퍼스 보안관은 용의자가 두 범행장소 중 한 곳의 어린이 돌봄 공간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범행 당시 농장 일꾼들은 물론이고 어린이들도 현장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일부 노동자들이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퍼스 보안관은 "아이들이 하교한 후인 오후에 사건이 벌어졌다"라며 "아이들이 이를 목격하다니, (참담함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AP통신도 카운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건이 발생한 두 장소의 관련성은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용의자는 이들 중 한 곳에서 일하고 있으며 모종의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 NBC 베이 에어리어는 해프문베이 시의원 데비 러독의 말을 인용해 희생자들은 중국인 농장 일꾼들이라고 전했다. 이는 아직 수사당국에 의해 확인되지 않았다.
해프문베이는 농업에 종사하는 1만2천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해안 도시로, 백인들이 주로 거주해 아시아계의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이번 총격은 미국에서 올해 들어 발생한 6번째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
또한 이 사건은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몬터레이 파크에서 최소 11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만 이틀이 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음력 설 전날인 21일 몬터레이 파크의 중국계 댄스 교습소에서 휴 캔 트랜(72)이 총기를 난사해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몬터레이 파크 총격사건 피해자들이 입원한 병원에 있던 중 해프문베이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다며 연속된 비극을 개탄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총기난사 희생자들과 병원에서 만나던 중 옆으로 불려 나와 또 다른 총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라며 "비극 위에 또다른 비극"이라고 썼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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