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란 히잡시위탄압 혁명수비대 등 18명·19개기관 추가제재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23일(현지시간) 이란내 반정부 시위를 가혹하게 진압하고, 인권 학대를 자행한 이란혁명수비대(IRGC) 소속 부대를 포함해 18명, 19개 기관을 추가로 제재했다.
미국과 영국에 이어 EU까지 추가 제재에 나서면서 서방과 이란 간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EU 27개 회원국은 이날 브뤼셀에서 연 외무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추가 제재에 합의했다.
추가 제재는 이란혁명수비대의 특정 부대와 고위층을 겨냥한다. 일부 EU 회원국과 EU 의회는 이란 혁명수비대 전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EU 외교수장은 이는 회원국 법원에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테러 혐의에 유죄라는 판결을 하기 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추가 제재는 18명과 19개 기관에 대해 이뤄졌다. 이들은 EU 입국이 금지되며, EU 내 보유한 자산은 동결될 수 있다.
EU 순회의장국을 맡은 스웨덴은 추가 제재가 탄압을 주도하는 이들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토비아스 빌스트롬 스웨덴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EU는 평화 시위자들을 상대로 한 이란 당국의 가혹하고 부적절한 강경 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으로 집권한 시아파 성직자들의 신정(神政)체제를 보위하기 위해 창설됐으며, 현재 육·해·공군 12만5천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혁명수비대 산하 조직인 바시지 민병대는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 진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이란 정권과 혁명수비대는 자국민을 하루하루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이 촉발한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가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평화시위에 이란당국이 무자비한 폭력진압을 하면서 500여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고, 1만8천여 명이 체포됐다. 이란 당국은 구금한 시위자 중 40여 명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고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
이란 사법부는 지난 7일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사형 선고를 받은 모하마드 카라미(22)와 모하마드 호세이니(39)에게 형을 집행했다.
이란은 영국과 이란 이중국적자인 전 국방부 차관에 대해 지난 14일 사형을 집행하기도 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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