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그너 수장 프리고진은 다혈질…화나면 직원 마구 때려"
英 텔레그래프 "신선하지 않은 토마토 썼다며 요리사 폭행…두달 입원"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와그너 그룹 수장이 업무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직원을 마구 폭행하는 등 평소 폭력적인 성향을 가졌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격주간지 '소사이어티'를 인용해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에서 요식업으로 부를 일궈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전세계 분쟁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설 용병 와그너그룹을 이끌고 있다.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음식공급업체 콩코드 케이터링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40)은 소사이어티에 프리고진이 요리에 들어간 토마토가 신선하지 않다는 고객의 불만을 듣자 요리사를 지하실로 끌고 가 마구 폭행하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에게 무차별적으로 얻어맞은 요리사는 두 달간 입원해야 했다고 한다.
현재 국외 망명 중인 이 직원은 또 음식을 훔쳤다는 의심을 받던 비정규직 직원들이 숲으로 끌려가 맞는 것도 봤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래프는 프리고진과 함께 일한 전 동료들이 처음에는 그를 '유머 감각이 뛰어난 유쾌한 사람'으로 묘사하지만, 그를 겪고 나선 그에 대해 '무섭고 빠르게 돌변하는 사람'으로 말한다고 전했다.
콩코드 케이터링 전 직원은 소사이어티 인터뷰에서 "프리고진이 자주 하던 장난 중 하나는 손에 총을 들고 직원 사무실에 들어와 '자, 얘기 좀 하자. 너 죽여버릴 거야'라고 하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일할 때 자칫 자동차 사고로 죽거나 길에서 등에 칼을 맞아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자산 중 하나로, 그가 이끄는 와그너 용병 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군대를 보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위험한 전투에 참전할 경우 그 대가로 자유를 주는 조건으로 교도소에서 수천 명의 재소자를 용병으로 모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솔레다르를 거의 점령하는 데 성공하면서 기세가 등등해진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부나 정규군에 불만을 드러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프리고진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자국 언론 앞에서는 세련된 기업인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사이어티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프리고진의 23층짜리 '와그너 센터' 건물은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와 친푸틴 언론인들을 위한 사무실, 전쟁 박물관 등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아나스타샤 바실렙스카야 와그너그룹 홍보담당자는 "꼭대기 층에는 블로그, 뉴스사이트, 텔레그램 채널 기자들을 위한 사무실이 있다"며 "프리고진의 견해를 공유하고 이를 전파하고자 하는 기자들에게 무료로 사무실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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