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엔 과식 금물…나물·채소부터 먹고 기름진 음식 피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먹음직스러운 설 명절 음식. 그러나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과식 금지 등 음식 섭취에 대한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22일 대한당뇨병학회 소속 전문의들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가 명절에 가장 주의해야 할 건 과식이다. 과식은 혈당을 급격히 올릴 뿐만 아니라 남은 영양분이 지방 형태로 축적돼 장기적인 혈당 조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 고경수 교수는 "명절 음식은 대부분 열량이 높고 기름진 음식이어서 마음껏 먹을 경우 혈당과 체중 조절이 어려워진다"면서 "먹더라도 평소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만 먹는 게 좋고 달고 기름진 음식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각종 분석 결과를 보면, 설날 상차림에 오르는 떡국과 반찬, 고기, 전, 식혜 등을 모두 먹는다고 가정했을 때 한 끼 총 섭취 열량은 1천500∼2천㎉에 달한다. 이는 성인의 하루 섭취 권장 열량(남 2천500㎉, 여 2천㎉)에 맞먹는 수준이다.
과식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먹는 음식의 순서를 조절하는 것이다.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오윤환 교수는 "처음부터 고칼로리 음식인 육류와 전 등을 먹는 것이 아니라, 나물·채소와 같은 음식을 먼저 섭취함으로써 어느 정도 과식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 "나물과 채소류는 식이섬유소가 많아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조리할 때 기름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육류는 기름이나 껍질을 제거해 조리하고, 되도록 사태와 안심 같은 살코기를 사용하면 칼로리를 줄일 수 있다. 전을 부칠 때도 밀가루를 많이 묻힐수록 계란과 기름이 많이 흡수되는 만큼 최대한 적게 묻히는 게 좋다.
또한 가능하면 튀기거나 볶는 조리 방식보다는 삶거나, 찜, 구이, 조림으로 만들어 먹는 게 바람직하다. 튀김 요리는 기름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어 가능하면 피하도록 하고, 꼭 필요하다면 센 불로 단시간에 조리하는 게 권장된다.
전을 부칠 때는 기름을 데워서 사용하면 기름 흡수를 줄일 수 있다. 오일스프레이를 사용하면 기름 사용량을 줄일 수 있으며, 에어프라이어 등을 사용해 조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경수 교수는 "만약 명절에 평소보다 과도한 음식을 섭취했다면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운동을 훨씬 많이 해야 한다"면서 "다만, 혈당이 높아졌다고 해서 자신을 질책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평소 생활로 빠르게 복귀해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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