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지, 경제성장률 반토막에도 "매우 쉽지 않은 성적표"
인민일보…"생산질서 회복·성장동력 증강…올해 경제 호전될 것"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목표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3.0%에 그쳤지만,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는 경제가 안정되고 질 높은 발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 둔화를 불러왔다는 일반적인 분석에 맞서 방역정책이 경제에 끼친 영향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성장 둔화에 예상보다 빠른 인구 감소까지 겹치면서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8일 신문 3면에 전날 국가통계국의 경제성장률 발표를 분석하며 '매우 쉽지 않은 성적표'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신문은 "감염병은 막아야 하고 경제는 안정돼야 하고 발전은 안전해야 한다"며 "이 성장 속도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2분기 예상하지 못한 충격으로 국민경제가 한때 하락했다"며 4∼5월 경제수도 상하이 봉쇄 등을 언급한 뒤 당국이 공급보장·가격안정·세금환급·기업지원 등을 통해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해 1분기 4.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상하이 봉쇄 여파 등으로 2분기에는 0.4%로 주저앉았다. 이어 다양한 정책을 통해 3분기 3.9%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으나 갑작스러운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감염자 속출로 4분기 다시 2.9%로 떨어졌다.
신문은 코로나19의 반복, 세계 경제의 하방압력 증가, 식량 및 에너지 위기 등으로 지난해 다른 나라들도 어려움을 겪었다며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는 다른 나라보다 빠르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1.9%에 불과하고 미국과 일본도 2% 미만으로 예측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국 국내총생산(GDP)이 121조207억 위안(약 2경2천270조 원)을 넘어섰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문은 캉이 국가통계국장의 말을 인용해 "100년 만의 변화와 세계적인 감염병이 겹치는 상황에서 감염병의 산발적인 발생, 가뭄과 폭염 등 예상하지 못한 충격에도 이러한 성적표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제에 대해서는 중국이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인구 14억 명이라는 대규모 시장이 존재하며 다양한 정책 경험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호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문은 "감염병 정책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해 다양한 정책이 실시됨에 따라 생산질서가 빠르게 회복되고 경제성장의 동력이 증강되고 있다"며 "2023년 중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호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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