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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예루살렘 성지 또 '시끌'…요르단 대사 방문 불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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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예루살렘 성지 또 '시끌'…요르단 대사 방문 불발 논란
이스라엘 경찰 "사전 협의 없어"…요르단 외무부, 이스라엘 대사 초치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극우 성향 이스라엘 장관의 도발적인 방문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던 동예루살렘 성지에서 이번에는 이스라엘 경찰이 요르단 대사의 방문을 불허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가산 마잘리 주이스라엘 요르단 대사가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려다가 발길을 돌렸다.
팔레스타인과 요르단 언론은 성지 질서유지를 담당하는 이스라엘 경찰이 '사전 방문 허가'가 필요하다며 마잘리 대사의 성지 방문을 막았다면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경찰은 팔레스타인과 요르단 언론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마잘리 대사가 사전 협의 없이 성지로 들어가는 라이언스게이트(Lion's Gate)에 오는 바람에 현장 근무자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경찰관이 상부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조금 지체됐고, 그 사이 마잘리 대사가 성지 방문을 포기한 채 발길을 돌렸다고 덧붙였다.
한 현장 목격자는 일간 하레츠에 "이스라엘 경찰관은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요르단 대사는 자신의 성지 방문 허용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권한이 이스라엘 당국에 없다며 맞섰다"고 전했다.
이 목격자는 이어 "경찰이 마침내 성지 출입을 허용했지만, 대사는 항의의 의미로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요르단 외무부는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또 요르단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요르단 정부는 알아크사 사원 문제를 간섭하는 이스라엘 경찰의 조치를 단호하게 거부한다"며 "성지 관리 책임은 와크프(WAQF)에 있다"고 강조했다.
알아크사 사원 경내는 이슬람교와 유대교, 기독교 공통 성지다.
이슬람교도는 이곳을 예언자 무함마드가 천사 가브리엘과 함께 메카에서 날아와(이스라) 승천한 뒤 천국을 경험(미라즈)한 '고귀한 안식처'라고 부른다.
반면, 유대교도는 이곳을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곳이자 고대 왕국의 솔로몬과 헤롯왕이 바빌로니아와 로마군대에 의해 파괴된 성전을 지었던 곳이라고 믿으며 '성전산'(Temple mount)으로 부른다.
기독교도 역시 예수의 생애와 많은 관련이 있는 이곳을 성지로 여긴다.
과거 요르단에 속해있던 성지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에 점령됐다.
다만,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합의로 성지 관리권은 요르단이 주도하는 종교 재단 와크프가 행사해왔고, 성지 내 기도와 예배는 이슬람교도에만 허용한다는 규칙 또는 정체성(status quo)도 지켜져 왔다.
그러나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취임 직후 성지 방문을 강행하고, 유대인도 기도와 예배를 할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아랍권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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