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무장반군 유혈사태 지속…평화협상 노력 물거품 위기
평화협상 앞두고 군인 공격·반군 간 충돌 이어지며 사망자 속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콜롬비아에서 정부의 평화 협상 노력에도 무장 반군 폭력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일간지 엘에스펙타도르와 CNN 스페인어판에 따르면 오는 18일 콜롬비아 정부와 민족해방군(ELN) 간 평화 협상단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다시 한자리에 만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제기된 협상 지속성 '위기'와 관련한 의제가 다뤄질 수 있다고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
1964년 결성된 반군 단체인 ELN은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국경 부근을 근거지로 삼고 마약 밀매와 불법 광물 채취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콜롬비아 첫 좌파 정부를 출범한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와의 외교 복원과 동시에 ELN과의 평화 협상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애초 순풍을 타는 듯한 협상은 그러나 정부 구상대로 굴러가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페트로 대통령은 "(ELN을 포함한) 5개 주요 불법 무장단체와 6개월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ELN 측은 곧바로 "이에 동의한 바 없다"고 반박해 대통령 리더십에 큰 흠집을 냈다.
ELN은 자신들을 '5개 단체 중 한 곳'으로 두는 것에 불만을 표출하며 정부와의 양자 협정 논의를 원하고 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북동부 베네수엘라 국경 인근 아라우카주에서 무장혁명군(FARC)과의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날 교전으로 10여명이 숨졌다고 콜롬비아군은 밝혔다.
콜롬비아 내 '제1반군'으로 꼽히던 FARC는 2016년에 정부와 평화 협상을 체결한 뒤 '코무네스'(코뮌)라는 정당을 조직해 제도권 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협상에 반발해 조직을 이탈한 일부 잔당은 최후의 반군으로 불리는 ELN에 합류하거나 소규모 전선을 꾸리고 테러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일 이어지는 반군의 폭력 활동은 평화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현지에서 제기되고 있다.
2016∼2017년 반군과의 협상단 정부 측 대표였던 후안 카밀로 레스트레포 전 콜롬비아 농업농촌개발부 장관은 엘에스펙다도르 인터뷰에서 "평화협상은 즉흥적으로 할 수 없는 고도의 수술 같은 것"이라며 "ELN이 평화 열차를 타지 않으면 역사에서 완전히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각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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